하이닉스, 환경시민단체에 감시 의뢰

하이닉스, 환경시민단체에 감시 의뢰

하이닉스가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환경운동연합에 환경 감시를 의뢰했다.

하이닉스반도체(대표 김종갑 www.hynix.co.kr)는 8일 중구 정동 세실 레스토랑에서 환경운동연합과 함께 ‘환경경영 검증위원회’ 운영에 관한 협약식을 가졌다.

환경경영 검증위원회는 환경운동연합 소속 NGO 임원, 환경전문가, 대학교수 등 10인으로 구성되며, 하이닉스 사업장 내부와 주변 지역의 수질, 대기, 유해화학물질의 환경관리 상태에 대해 상시로 조사를 실시하고 하이닉스에 개선을 요구하게 된다.

환경운동연합은 이와 관련된 내용을 홈페이지를 통해 알리고 하이닉스는 2008년부터 작성하는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에 반영한다.

김종갑 하이닉스 사장은 “환경관리는 기업의 비용이라기보다는 장기적 성장·발전을 위한 투자”라며 “앞으로 환경운동연합의 조언을 적극 수용해 투명한 환경 경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

  

<뉴스의 눈>

아직까지 전세계적으로 기업들은 환경경영에 따른 부담금을 투자가 아닌 비용으로 인식한다. 이 때문에 기업과 환경단체는 협력 파트너라기 보다는, 갈등 관계를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럼에도 하이닉스가 환경운동연합에 환경 관련 ‘사전 감시’를 의뢰한 것은, 현안 중 하나인 ‘구리 공정 도입’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즉 하이닉스는 환경운동연합과 손잡음으로써 친환경 경영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나아가 이천공장 구리공정 도입에도 유리한 조건을 조성하려는 포석이 아니겠냐는 분석이다.

물론 하이닉스와 환경운동연합은 구리공정 도입과는 무관하다고 강변한다. 김종갑 하이닉스반도체 사장은 “눈 앞에 놓인 현안 때문에 잔머리를 굴리는 것이 아니라 지속가능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장기적 비즈니스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윤준하 환경운동연합 대표도 “하이닉스 구리공정 도입에 대해 가장 반대해 온 단체가 오해의 소지가 있음에도 환경감시 협약을 한 것은 기업의 환경 활동을 사후가 아닌, 사전에 검증하는 좋은 모델을 확립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