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IT산업을 이끄는 사람들](1)대구경북 임베디드 산업

 최근 IT산업의 급속한 발전은 각 지방에 첨단산업분야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만 한다는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 기업이 그러하듯 각 지자체도 글로벌 경쟁력이 될 첨단분야 특화전략산업을 발굴, 육성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IT산업은 특히 인재가 경쟁력의 척도라고 봐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지방에서 IT전략산업을 만들고 키워가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는 글로벌 IT산업 메이커들을 6회에 걸쳐 소개한다. <편집자>

 

◆대구경북 임베디드 산업은 내가 책임진다

 임베디드는 유비쿼터스로 가는 기반기술이다. 최근 대구경북이 이 같은 임베디드 산업의 개화기를 맞고 있다. 모바일과 디지털TV·지능형로봇 첨단산업 인프라가 탄탄하고, 메커트로닉스·자동차부품 등 전통산업이 강세인 대구경북은 임베디드 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는 최적의 요건을 갖추고 있다.

 대학의 임베디드 관련 연구팀은 물론, 임베디드 전문연구소와 전문기업이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대구경북지역에서 임베디드 산업을 만들어 육성하는데 기여하고 있는 인물들은 적지 않다.

 연구기관의 인물을 꼽아본다면 우선 서대화 대구임베디드SW연구센터장을 빼놓을 수 없다. 서 센터장은 전통산업인 자동차부품에 임베디드 기술을 접목, 상용화 제품으로 이끌어내는 산파역을 하고 있다. 그는 근거리 무선통신인 지그비(ZigBee)를 활용한 공장자동화용 소형 휴대단말기를 국내 최초로 개발해 업계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지난해 개설된 ETRI 대구임베디드SW기술지원센터의 김광수 센터장은 ETRI의 원천기술을 지방 기업에 이전하고 기술경쟁력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1989년부터 ETRI에서 임베디드SW 분야를 맡아온 김 센터장은 현재 지역업체와 공동으로 무선센서네트워크 기반 보안 등 양방향 관리시스템과 생산정보터미널 등을 개발 중이다.

 박용완 영남대 교수는 지난 4월 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DGIST), 전자부품연구원(KETI), 경북도 등이 공동으로 참여해 개소한 U임베디드센터의 소장을 맡으며, 임베디드기술을 이용해 지능형 무인자동차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박 센터장은 조만간 현대자동차로부터 하이브리드자동차를 구입, 본격적인 연구에 착수한 뒤 올 연말쯤 무인자동차의 초기 모델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DGIST의 김광수 지능형자동차부품산업화 RIS사업단장도 ETRI와 정보통신연구진흥원을 거치면서 임베디드 기술 분야에서는 내로라하는 인물 중 한 명이다. 반도체 분야 전문가인 김 단장은 현재 지능형 자동차 전장 플랫폼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지난 5월 개소한 경북 유비쿼터스 신기술연구센터의 김희철 센터장(대구대 교수)도 경북지역 RFID 및 임베디드 산업 확산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김 센터장은 경북지역 전통산업에 RFID/USN을 접목해 상용화 및 시제품 개발을 지원하고, 임베디드 관련 기업의 기술지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박광진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DIP)장은 지난 2003년 이후 지금까지 임베디드 산업을 지역에 뿌리내리게 하는 주역이었다. 정통부로부터 대구임베디드SW기술지원센터 및 지역멀티미디어기술지원센터를 유치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특히 멀티미디어기술지원센터는 현재 지역 임베디드 및 모바일 기업을 위한 테스트베드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밖에 지난 4년간 대구임베디드콘퍼런스를 성공적으로 개최, 지역에 임베디드산업의 중요성을 알리는 역할을 해왔다.

 이와 함께 박광길 대구시 신기술산업본부장도 임베디드SW 산업을 지역의 중점육성사업으로 지정, 산업의 파이를 키워가는데 숨은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받고 있다.

 임베디드 관련 기업인으로는 통합재난관제시스템 전문기업인 위니텍의 강은희 사장을 꼽을 수 있다. 그동안 소방방재청을 비롯한 전국 소방본부에 긴급구조시스템을 구축해온 강 사장은 지난 4월 IT대기업과 경쟁해 해양경찰청의 122 상황관제시스템 구축사업(사업비 22억7000만원)을 수주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DIP 입주기업인 온디맨드소프트의 채은미 사장과 이지스의 김성호 사장도 지역에서 임베디드SW 산업을 활성화시키는데 한 몫을 하고 있다. 채 사장은 국내 최초로 의료용 3D엔진을 국산화해 해외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으며, 김 사장은 지리정보시스템(GIS) SW엔진을 개발해 지난해부터 중국과 일본 등지에 수출하고 있다.

 크라또의 변수룡 사장은 센서네트워크 솔루션 전문기업인으로 지난 2004년 이후 지역 R&D기관과 협력해 다양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인트모아의 김명화 사장도 RFID/USN분야에서 적잖은 업력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한국IT여성기업인협회 대구경북지회장인 김 사장은 최근 임베디드관련 IT고급인력을 키우는 인력양성기관을 설립해 인재양성에도 나서고 있다.

대구=정재훈기자@전자신문, jhoon@

◆임베디드 전문기업, 나인원 

 모바일 기업으로 출발한 나인원(대표 정원교 www.nineone.com)은 지난해 임베디드 리눅스 기반의 디지털 비디오 리코더(DVR)를 독자 개발하면서 임베디드 솔루션 전문기업으로 초석을 다지고 있다. 지난 2000년 창업한 나인원은 그동안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협력업체로서 삼성전자와 공동으로 CDMA 모바일 SW를 개발해 고속성장한 벤처기업이다.

 신규사업으로 지난해 상반기 리눅스 OS기반의 DVR를 출시한 이 업체는 현재 미국과 대만, 중국에 OEM방식으로 제품을 수출하면서 DVR업계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지금까지 80만달러어치를 수출했으며, 올해는 약 150만달러를 수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나인원이 개발한 DVR시스템은 국내 대부분의 보안업체들이 원도 OS를 기반으로 제품을 출시한 데 반해 리눅스 OS기반의 제품이라는 점이다. 리눅스 OS기반 제조비용을 줄이고,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PC형과 스탠드 얼론, 네트워크형 3가지를 출시해 해외 현지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지난해 5월 영국에서 열린 IFSEC 전시회에서 스탠드 얼론 제품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데 이어 지난 3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보안전시회에 출시한 8채널 네트워크 DVR는 원격 보안 감시시장의 차세대 제품이라는 기대 이상의 평가를 받기도 했다.

 나인원의 가장 큰 경쟁력은 역시 R&D전문기업이라는 점이다. 신규 연구분야에 지역 기관들과 연계한 공동연구개발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중소기업청 주관 산학협력실 지원사업의 하나로 영남대 박용완 교수팀과 함께 ‘하이브리드형 DVR시스템’을 개발중이다.

 또 중소기업산업보안기술개발 사업자로 선정돼 무선통신기반 독립형 DVR 시스템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울러 임베디드 솔루션 분야의 선행기술력을 바탕으로 지역 지능형 자동차부품개발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정원교 사장은 “미래의 자동차는 다양한 기술이 접목된 퓨전 자동차의 등장으로 지능형 자동차 임베디드 산업의 급성장을 예고하고 있다”며, “앞으로 지역 R&D기관과 공동으로 미래 지능형 자동차 임베디드 시스템 연구 및 지능형 무인자동차 개발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재훈기자@전자신문, jhoon@

◆`대구경북 임베디드` 왜 강한가

 영남권에는 대구와 구미·창원·울산·포항 등지를 중심으로 모바일과 디지털TV·지능형로봇·텔레매틱스 등 첨단산업 인프라가 고르게 분포돼 있다. 아울러 기계금속·자동차부품 등 전통적으로 강점을 지닌 산업 규모도 적지 않다. 임베디드는 이처럼 첨단 IT산업을 발전시키는 핵심기술이면서 전통산업에 고부가가치화를 실현시켜주는 꿈의 기술이다.

 대구경북에 임베디드 관련 지원기관이 잇따라 설립되고 있는 이유는 이처럼 산업적 수요가 풍부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기관들도 속속 들어섰다. 우선, 경북대 임베디드SW연구센터, ETRI 대구임베디드SW기술지원센터, 유비쿼터스 임베디드센터, DGIST의 지능형자동차부품산업화 RIS사업단 등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기관이 있다. 여기에다 DIP 멀티미디어기술지원센터를 통한 각종 테스트 지원과 대구경북테크노파크의 다양한 HW 및 SW적인 지원사업들이 있다.

 특히 최근들어 연구지원기관들은 대구경북의 전통산업인 자동차부품산업 및 완성차업계와 연계해 지능형 자동차를 개발하는 데 힘을 모으고 있다.

 초기에 우려했던 사업적인 중복도 점차 해소되는 분위기다. ETRI 대구임베디드SW기술지원센터는 ETRI의 핵심기술을 기반으로 기업에 SW적인 기술을 지원하고 있으며, 경북대 임베디드SW연구센터와 유비쿼터스 임베디드센터는 SW와 HW를 접목, 상용화를 이끌어내는 데 초점을 맞춘다.

 산업활성화를 위해 지역에는 지난 4년 동안 임베디드 전문 콘퍼런스 및 전시회가 잇따라 열리고 있다. 행사를 주관하고 있는 DIP와 대한임베디드공학회는 올해부터 임베디드를 지역 산업에 실질적으로 접목할 수 있는 산업화에 초점을 맞춘다는 계획이다.

 한편, 대구전략산업기획단에 따르면 현재 대구경북지역에는 90여개의 임베디드 SW 기업이 활동 중이며, 매출 규모는 지난해 말 6300여억원 정도로 분석하고 있다.

대구=정재훈기자@전자신문, jh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