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해운대` 불법DVD `활개`

 정부가 강력한 단속 의지를 밝혔지만 영화 ‘해운대’ 불법복제 DVD 판매는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단속반이 용산전자상가 등 한정된 지역만을 감시하는 가운데 강남 일대와 대학가에서는 불법복제 DVD가 날개돋친 듯이 팔리고 있다.

 8일 서울 역삼역 지하도에는 수십 종의 DVD를 바닥에 늘어놓은 판매상이 버젓이 영업을 하고 있다. 물론 모두 불법복제 DVD다. 4장에 1만원으로 정품 가격 10분의 1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는 최근 불법 유출로 사회 문제를 일으켰던 영화 해운데 DVD도 있다. 판매상은 “불법 유출 사건이 터진 후 오히려 해운대를 찾는 사람이 더 늘었다”며 “특별히 매상이 줄지는 않았고 꾸준한 편”이라고 말했다.

 혹시 모를 단속반의 출현 걱정을 묻자 이 판매상은 “용산전자상가에나 단속이 뜨지 강남에는 나오는 일이 거의 없다”며 “단속되면 물건을 뺏기기 때문에 아쉽지만 원가가 워낙 싸서 큰 타격은 없다”고 설명했다.

 역삼역 지하도뿐 아니라 강남역 인근과 삼성동 포스코빌딩 앞 지하도 등 강남 지역에서 광범위하게 불법복제 DVD가 팔리고 있다. 대학이 밀집해 있는 신촌이나 대학로 등지에도 불법복제 DVD 판매는 태연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난 4일 해운대 불법복제 DVD를 집중 단속하겠다는 문화부의 발표가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문화부는 단순히 불법복제 DVD 압수 차원에서 그치지 않고 검찰에 송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며칠만에 상황은 예전과 같아졌다.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은 일회성, 국지적 단속으로는 불법복제 DVD 근절이 어렵다고 지적한다.

 한편 문화부는 5일과 6일, 이틀 간 특별사법경찰과 저작권보호센터 합동으로 10명의 단속반을 조직, 용산전자상가 일대를 대상으로 불법복제 DVD 단속에 나섰다. 그 결과 22곳의 불법복제 DVD 판매상을 적발했다.

 조기철 문화부 저작권보호과장은 “생계형 판매상까지 검찰에 송치하는 건 더 고민을 해봐야한다”며 “해운대뿐 아니라 다른 불법복제 DVD도 단속 대상이며 혐의가 무거우면 검찰에 넘긴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조 과장은 또 “특별 단속반은 다음주까지 운영할 계획이며 이번엔 대학가를 중점 감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

이수운기자 per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