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자체 결제수단 도입 강행 - 앱 개발사들 어쩌나?

 애플이 자체 결제 모듈을 사용하지 않고 디지털 콘텐츠를 판매하는 애플리케이션의 앱스토어 삭제를 추진, 관련 앱 개발사들에 비상이 걸렸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애플코리아는 최근 앱 개발사들에 연락해 애플리케이션 내에서 추가적 콘텐츠나 아이템을 구매하는 이른바 ‘인 앱 구매(IAP)’에 애플 자체 신용카드 결제 모듈을 도입하지 않을 경우 앱스토어에서 앱을 내릴 수 있다고 통보했다.

 올해 초 애플이 IAP 매출에 대해 일반 애플리케이션 판매와 마찬가지로 30%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애플 자체 신용카드 결제만 사용토록 하는 정책을 발표하면서 6월 30일까지로 시한을 정한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앱에서 추가 콘텐츠를 살 때 앱 개발사 웹페이지로 넘어가 결제하도록 하거나 휴대폰 결제 등 외부 결제 수단을 사용하던 앱들은 결제 수단을 변경하거나 서비스를 중단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e북 업계 관계자는 “얼마 전 애플코리아로부터 애플 신용카드 결제 외의 수단으로 IAP를 구현하면 앱스토어에서 앱이 삭제될 수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 회사는 외부 결제를 중단하고 애플 신용카드 결제 모듈을 도입하기로 했다.

 e북뿐 아니라 음악, 게임, 미디어 등 애플리케이션 내에서 추가 콘텐츠를 판매하는 ‘구독형’ 서비스들은 대부분 이 정책의 대상이 된다. KT와 제휴해 ‘기프티쇼’라는 선물하기 기능을 제공하는 카카오톡도 IAP 적용 대상으로 간주돼, 애플 결제 모듈을 도입하지 않으면 앱스토어에서 퇴출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카카오 관계자는 “현재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영세 콘텐츠 업체들은 수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외부 결제 수단을 사용한 경우가 적지 않아 애플 정책에 따른 향후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e북의 경우 판매금액의 70%까지 출판사에 떼주는 경우도 있는데, 여기에 앱스토어 수수료까지 나가면 판매할수록 손해라는 입장이다.

 반면에 디지털음악 관련 앱 개발사들은 다소 느긋한 상황이다. 지난해 휴대폰 결제 채택을 이유로 앱스토어에서 퇴출당했다 재등록하는 과정에서 대부분 애플 결제 모듈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애플 관계자는 “그동안 애플이 앱스토어에서 번 돈은 운영비에도 못 미친다”며 “백화점에서도 입점료뿐만 아니라 판매에 따른 수익을 공유하듯 시장 제공자 입장의 당연한 몫”이라고 말했다.

 한편 애플은 올초 30% 수수료 부과와 애플 결제 모듈 강제, 옵트인 방식의 사용자 정보 수집 등을 골자로 하는 IAP 정책을 발표, 해외 주요 미디어 및 콘텐츠 기업들의 반발을 샀다. 이에 따라 애플은 최근 열린 WWDC 2011에서 콘텐츠 업체 자체 사이트에서 구매한 콘텐츠를 앱 내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애플 앱에서 보다 좋은 구매 조건을 외부 사이트에서 제시할 수 없다는 등의 내용을 삭제하기도 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