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원, 삼성에 신제품 애플에 공개 명령…특허소송 본격화

 삼성전자가 미국 법원으로부터 아직 미국 시장에 출시되지 않은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 제품들을 애플에 보여주라는 명령을 받았다.

 삼성전자와 애플 간의 특허 소송전이 본격화되기 전 사전심리를 위한 증거자료를 수집하는 통상적인 절차다. 하지만 애플이 향후 미국 조기수입 금지 요청 자료로 활용할 수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24일(현지시각) 외신들에 따르면 지난 18일 미 지방법원의 루시 고 판사는 애플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진행 중인 특허 소송과 관련해 갤럭시S2, 갤럭시탭 8.9, 갤럭시탭 10.1, 인퓨즈4G, 드로이드 차지 등 5개 제품을 30일 내로 애플에 제시하라고 명령했다.

 법원 측은 이 제품을 증거자료로 애플이 조기수입 금지 요청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애플은 제품과 별도로 증언, 자료 등도 요청했으나 이들은 기각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제품 요청과 관련해 아직 출시되지 않아 애플에 제시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삼성이 이미 이 기기들을 광고했고 언론사 기자들에게 샘플을 전달했다면서 이를 기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이들 제품 가운데 갤럭시S2, 드로이드 차지 등은 국내외 출시된 상태고 나머지 제품도 조만간 출시를 앞두고 정보가 거의 공개돼 정보나 기술유출 우려는 없는 상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법원의 이번 명령에 대해 “특허소송에서 제품을 제시하는 것은 일반적인 절차”라며 “애플 본사 측에 제품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법률 대리인에게 보여주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애플의 제품 공개 요구로 삼성전자가 애플을 상대로 맞소송한 특허침해 소송도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역시 애플에 신제품 샘플이나 자료 등을 요구하는 등 소송 전 강도를 높여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반적인 특허소송은 2~3년간 지리한 공방을 통해 양사 간 합의하는 것이 대부분이어서 이번 소송도 당장 양사의 영업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