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만드는 사람들] 서영규 인터파크도서 대표

서영규 인터파크 도서부문 대표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kr
서영규 인터파크 도서부문 대표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kr

 “인터파크도서를 단순히 ‘책을 파는 곳’에서 ‘책을 고르는 공간’으로 바꾸겠습니다.” 지난 2월 취임한 서영규 인터파크도서부문 대표는 인터뷰 내내 ‘소통’을 강조했다. 인터넷 서점을 단순히 책을 쇼핑하는 공간이 아니라 소비자 간 소통의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였다. 서 대표는 SK컴즈에서 CSO로 재직할 때 네이트에 시맨틱 검색을 도입해 3%에 불과했던 점유율을 10.65%까지 끌어올린 ‘능력자’다. 그가 돌연 인터파크도서에 온 이유는 무엇일까.

 “‘착한’ 가격에 ‘빠른’ 배송만 할 거라면 굳이 오지 않았을 겁니다. 이건 인터넷 서점이 가져야 할 가장 기본적인 덕목이죠. 여기에 SNS 모델을 접목해 책을 읽는 ‘독자’가 주목받는 공간을 만들겠습니다. 이들이 생산해 낸 콘텐츠를 하나로 엮어 가치 있는 정보로 만들 겁니다.”

 인터파크도서는 지난달 27일 ‘서영규 체제’의 첫 신호탄을 쐈다. 1년 반 만에 인터파크도서 메인페이지를 확 바꾼 것. 인터파크에서 운영하던 ‘북피니언’, 웹진 ‘북&(앤)’, SNS ‘반니’ 등 책 관련 사이트를 묶었다. 가격 위주로 나뉘어 있던 UI가 깔끔해졌다. 책 포털 느낌이 물씬 난다.

 “이른바 ‘재야의 고수’들의 추천 글과 후기 등을 정리하는 것에 주안점을 뒀습니다. 고객끼리 소통하는, 일종의 책 장터를 만든 겁니다. 예를 들어 여행을 떠나고 싶은 사람은 관련 사이트에 들러 정보를 얻을 수도 있지만 여행 서적을 전문적으로 리뷰하는 사람이나 여행을 잘 아는 전문가 그룹에게서 ‘알찬’ 서적을 추천받는 겁니다.”

 인터파크도서는 전자책과 뗄 수 없다. 지난해 인터넷몰 업계에서 처음으로 과감하게 전자책 전용 단말기 ‘비스킷’을 론칭하고 시장에 뛰어들었다. 서 대표는 올해 전자책 시장에 대해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스마트 플랫폼 시장은 일반 산업보다 조금 더 공격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급변하기 때문이죠. 사람들은 나에게 전자책 시장이 어떻게 될 것 같냐고 물어봅니다. 잘 모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코닥은 디지털카메라 시장이 올 줄 알았지만 너무 뒤늦게 대응해 한 번에 무너졌습니다. 이런 경우는 생기지 말아아죠.”

 전자책 시장의 성장세가 단말기를 통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는 “단말기 시장은 분명히 존재한다”고 확신했다. “눈이 편한 e잉크 기반 전자책으로 다독하는 독자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멀티미디어적인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보다 선호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더 뚜렷한 셈이죠. 비스킷이 가격을 인하한 것은 시장의 논리를 좇았을 뿐입니다. 올해는 작년보다 두 배가량 더 많은 15만종의 콘텐츠를 확보하겠습니다.”

 향후 인터파크도서는 다양한 제휴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그간 인터넷서점 제휴들이 카드사에 국한됐던 것에 비하면 파격적인 행보인 것. 서 대표는 “이종 산업 간 제휴를 통해 책을 소개하고 구매를 유도하는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며 “인터파크페디아(유아영어학원), 메타메트릭스 등 교육 서비스 부문과 연계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구간 도서 할인율이 깨진 것에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지나치게 가격을 낮춰 판매하는 사람들은 ‘사용자’를 위해서라는 논리를 대고 있지만 이는 자칫하다 산업을 죽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