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5.5세대 AM OLED 투자 `숨고르기`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가 세계 최초로 가동 예정인 5.5세대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라인에 대한 투자 속도를 조절한다. 당초, 올 연말까지 월 10만장(투입기판 기준) 규모의 생산 체계를 갖춘다는 목표에서, 일부 증설 투자를 내년 상반기까지 순연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마트패드를 비롯한 AM OLED 신규 시장 확대 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더디고, 일부 핵심 장비 개발 일정이 연기됐기 때문이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MD는 최근 천안 탕정에 구축 중인 5.5세대(1300×1500㎜) AM OLED 생산라인(A2)의 증설 계획을 재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관계자는 “2분기에 가동을 시작하는 A2 공장의 1단계 라인은 장비 반입 등이 마무리됐으며, 예정대로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라며 “다만 연내에 10만장까지 공격적으로 물량을 확대한다는 당초 계획은 일부 조정했다”고 밝혔다.

 SMD는 우선 1단계로 월 2만4000장 규모로 A2 신공장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어 연내에 추가로 2만4000장을 구축하고, 나머지 물량은 내년 상반기까지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올해 SMD가 확보하는 5.5세대 AM OLED 생산 물량은 월 4만8000장 수준으로 당초 계획보다 절반가량 줄어든다.

 SMD의 투자 속도 조절은 6인치에서 9인치대에 이르는 스마트패드 시장을 주요 타깃으로 AM OLED 수요를 확대하겠다는 전략에 일부 변화가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SMD가 수주한 AM OLED 물량과 생산량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자칫 공급 과잉으로 투자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 일본에서 수입하는 노광기 등 일부 핵심 장비 개발이 대지진 여파로 순연이 불가피한 것도 원인으로 파악된다.

 업계 관계자는 “SMD 5.5세대 생산 확대 계획이 일부 조정된 것이지만, 투자 규모가 당초 계획보다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올해 초 SMD는 총 5조4000억원의 시설 투자를 단행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중 5.5세대 신규 라인에 대한 투자 규모는 2조6000억원 선에 달한다.

 SMD 관계자는 “최근 휴대폰 및 스마트패드 시장 상황과 AM OLED 패널 수급 전망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아직 5.5세대 신규 라인의 생산 계획은 크게 바뀐 것이 없다”고 밝혔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