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제조업계 "앱 너머에 새 길 있다"

 휴대폰 제조업계가 ‘애플리케이션 너머(Beyond Apps)’를 응시하기 시작했다.

 12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수년간 스마트폰 제조업계의 핵심 판매기점(selling point)이었던 ‘애플리케이션 유용성’이 ‘융합형 콘텐츠와 서비스’로 옮겨갈 조짐이다.

 ‘융합형 콘텐츠와 서비스’는 이동통신기기 시장경쟁의 다음 단계로 해석됐다. 특히 이날 HTC가 공개한 ‘HTC 센세이션’에 시선이 모였다.

 HTC는 이 제품에 자체 비디오 서비스를 담아냈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HTC가 제공하는 TV 프로그램을 시청하거나 영화 600편 이상을 구매·대여할 수 있게 했다. HTC는 올 2분기부터 ‘HTC 센세이션’를 세계 각국에 판매할 계획이다.

 휴대폰 제조업체가 간편하게 조작·선택할 수 있는 콘텐츠 서비스를 제품에 직접 장착하면, 구글과 애플 같은 기업이 제공하는 수많은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 아이템에 혼란스러워 하는 소비자에게 유용할 것으로 풀이됐다.

 소비자가 ‘비슷한 애플리케이션’을 찾는 경향도 휴대폰 제조업계의 콘텐츠·서비스 장착 전략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에 따르면 ‘아이폰’·‘안드로이드’폰·‘블랙베리’를 포함한 거의 모든 스마트폰에 등록된 인기 애플리케이션 상위 5개 가운데 4개가 같은 종류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흐름이 애플이 주도한 ‘애플리케이션 다양화 기류’까지 돌려놓을 수 있을지 주목됐다. 궁극적으로 몇몇 인기 애플리케이션이 스마트폰용 부가서비스 시장을 평정한 뒤 소비자의 관심이 다시 ‘휴대폰 차별성’에 쏠리지 않겠느냐는 시각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X박스’와 ‘스카이드라이브’ 같은 비디오게임을 스마트폰 시장경쟁 도구로 쓰려는 움직임도 이 같은 전략 변화의 조짐으로 보였다. 소니에릭슨이 ‘플레이스테이션’ 게임 기능을 담은 스마트폰인 ‘엑스페리아 플레이’를 팔기 시작한 것도 같은 흐름으로 읽혔다.

 카날리스의 시장분석가 팀 셰퍼드는 자체 콘텐츠·서비스 수용력을 높이려는 휴대폰 제조업계의 노력을 “‘앱 너머’를 향한 전진(It does go beyond apps)”로 풀어냈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