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게임]학부모 단체, “셧다운? 시대착오적 정책은 웃음거리”

 [포스트게임]학부모 단체, “셧다운? 시대착오적 정책은 웃음거리”

 “정책 입안자들이 공부 좀 더 해야 합니다. 밤 12시부터 새벽 6시까지 강제로 게임을 못하게 막으면 게임 중독이 해결된다니 얼마나 아날로그적인 발상입니까.”

 이경화 학부모정보감시단 대표는 셧다운제 등 현재 논의 중인 게임규제 정책에 대해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학부모정보감시단은 지난 2008년 처음으로 셧다운제 논의가 될 무렵 학부모관련 단체로서는 유일하게 ‘통행금지 같은 발상’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혀 화제가 됐다.

 이 대표는 “기술적 규제가 가진 한계는 매우 분명하다”며 “게임관리의 주체는 가정이 기본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가정에서 아이들을 관리하지 않는 이상 게임 과몰입은 근본적인 해결이 불가능하며, 정부와 게임업계는 ‘가정의 관리’를 보조하는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 대표는 현재 게임 과몰입에 관한 논쟁이 한국사회의 ‘아픈 단면’과 무관하지 않다고 말한다. 맞벌이 등으로 바쁜 부모들이 아이들을 방치해 놓고, 문제가 생기니 정책에 기대는 상황은 악순환을 만든다는 지적이다. 이 대표는 강제로 게임을 못하게 막는 규제는 아이들을 더 ‘지능적’으로 만들 뿐이라고 말한다.

 “본인의 의지 없이 기술로 과몰입을 막겠다는 정책은 효과가 없습니다. 회피하는 방법만 늘어날 뿐이죠. 아이들이 게임에 빠져나오지 못하는 상황을 막으려면 우선 부모가 게임과 아이에 대해 잘 알아야합니다. 아이가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여가는 어떻게 보내는지, 친구들과는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알지 못하면서 무조건 게임을 하지 말라고 통제하면 오히려 소통이 단절됩니다. 아이가 부모를 피하게 되죠.”

 이 대표는 게임에 깊게 몰두한 청소년들이 스스로 도움을 요청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정의 믿음과 사회적 시스템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 대표는 “실제로 게임 과몰입에서 벗어나려는 청소년들도 많고 또 극복한 사례도 있다”며 “그들이 손을 내밀었을 때 과연 우리사회는 그 손을 잡을 준비를 하고 있는지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게임업계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지적도 잊지 않았다. 산업이 큰 만큼 그 책임 또한 무시하지 못할 수준에 이르렀다는 이야기다. 그는 게임업계가 자발적으로 진행 중인 ‘게임 과몰입 치유센터’ 등은 이미 현실화됐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 대표는 현재 문화체육관광부와 여성가족부가 벌이는 게임규제 논쟁에 대해서 ‘본질이 상실됐다’고 말했다. 그는 “소모적인 논쟁”이라며 “양쪽 다 정치논리와 이익을 위해 접근하다보니 어느 순간 청소년 보호라는 원래 취지는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또 이 같은 논쟁이 세대 간의 단절을 불러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는 논의는 ‘웃음거리’만 될 뿐이라는 지적이다.

 “지금 장발단속이나 통행금지 조치를 바라보듯이 10년만 지나도 셧다운제는 시대착오적인 발상으로 남을 겁니다. 이미 아이들이 그렇게 느끼고 있어요. (정책 주도권을 잡고 있는 사람들이) 스스로 얼마나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를 하는지 깨달았으면 합니다.”

 

 [반론보도문] 2011년 4월29일

 본지는 지난 4월 8일자 ‘셧다운제 논의는 시대착오적 발상’ 제하의 인터뷰 기사에서 청소년의 게임 과몰입을 막기 위해 정부가 추진 중인 ‘셧다운제도’에 대해 학부모정보감시단은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 학부모정보감시단은 인터뷰의 취지는 청소년 게임중독 문제 해결은 청소년과 부모 모두 통제감을 배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회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셧다운제도와 같은 기술 규제가 필요하다는 것이었으며, 현재 추진 중인 셧다운제도가 우선 시행되어야 한다고 알려왔습니다.

 

 [포스트게임]학부모 단체, “셧다운? 시대착오적 정책은 웃음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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