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alysis]LBS와 3D 전자지도가 가져오는 혁신적 변화

[Analysis]LBS와 3D 전자지도가 가져오는 혁신적 변화

 국내에서 한 해에 판매되는 내비게이션의 숫자는 200만대를 상회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현재 국내 차량의 약 40%가 1개 이상의 내비게이션을 장착하고 있다. 인터넷으로 뉴스를 보는 사람이라면 모르는 곳을 찾아가기 위해 다음이나 네이버 또는 구글 등의 전자지도 서비스를 자연스럽게 이용하고 있으며, 로드뷰나 스트리트뷰와 같은 서비스 이용도 더 이상 신기한 일이 아니다.

 최근 악마의 앱이라며 화제가 되었던 ‘오빠믿지’와 같은 모바일 앱을 보면 위치기반서비스(LBS)와 전자지도는 더 이상 특정 분야에서 사용하는 기술이거나 일부의 전유물이 아니라 일반적인 사람들의 일상 속에 자리잡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또 구글의 안드로이드 마켓이나 애플의 앱스토어를 잠시만 검색해보면 얼마나 많은 LBS 앱들이 등록되고 다운로드되어 사용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LBS라는 카테고리의 구분이 의미가 없을 만큼 다양한 정보들이 위치정보를 매개로 융합되고 재생산되고 있다.

 소리 없이 일상 속에 자리잡은 LBS 기술이 주도하는 변화는 결코 낮게 평가할 수 없다. 혹자는 LBS 활성화가 명령어(Command Line)의 DOS에서 그래픽 유저인터페이스(GUI)의 윈도로 진화하는 것만큼 의미가 있으며, 검색 결과를 사용자 앞으로 가져다 펼쳐놓는 시대에서 사용자를 검색 결과 속으로 이동시키는 시대로의 변화를 의미한다고 이야기한다.

 ◇LBS 기술이 일상과 공공 서비스에 큰 변화 야기=LBS를 구현하기 위한 필수 요소는 △전자지도 △위치측정기술 △차별화된 서비스를 들 수 있으며, 특히 이들 중 전자지도는 콘텐츠인 동시에 그 자체로 플랫폼의 성격을 갖는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잠재력을 앞서 파악하고 엄청난 투자를 쏟아 붓고 있는 구글이나 MS의 움직임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재 국내의 전자지도는 그림이나 기호 또는 도식으로 표현된 일반적인 형태를 벗어나 항공사진이나 위성영상을 사용해 제작되어 서비스되고 있으며, 특수하게 제작된 장비를 사용해 도로나 도심 상공에서 촬영된 파노라마 형식의 영상과 더불어 서비스되기도 한다.

 하지만 구글이나 MS와 같이 세계적으로 앞선 기업들의 서비스를 보면 국내와는 상당한 수준 차이가 있음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구글과 MS에서는 각각 자사의 지도서비스 플랫폼인 구글어스와 빙맵에서 3D 실사 건물을 사용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나, 구글은 주로 수작업으로 제작된 건물을 사용하고, MS는 자동 제작된 건물을 사용하고 있다.

 3D 실사 건물 모형의 수동 제작은 항공기 또는 지상의 측정장비에서 대상에 측정용 레이저를 발사하여 대상의 위치와 형태를 파악하는 라이다(LIDAR) 장비를 사용해 제작하는 방법과 항공기에서 중복해 촬영한 영상으로부터 대상물의 형태를 3차원 좌표로 직접 취득해 제작하는 두 가지 방법이 주로 사용된다.

 대상물의 텍스처로 실사 사진을 사용하게 되므로 현실감은 비실사 모델에 비해 훨씬 나아지나 제작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된다는 단점이 있으며 이 과정에서 사용되는 소프트웨어도 대부분 외국산으로 국내의 기술 수준이 미약하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관련업계와 정부에서 관련 기술의 개발에 노력을 쏟고 있어 어느 정도의 결실이 기대된다.

 그러나 3D 실사 건물의 구현을 위해서는 엄청난 데이터 용량과 작업량이라는 큰 벽이 존재한다. 현재 일반적인 방법인 건물의 외형만을 항공사진 기반의 수작업으로 제작하는 공정을 가정해 추산해 보자. 보통 한 사람의 작업자가 하루에 그릴 수 있는 건물의 숫자를 20개 정도로 가정할 수 있다.

 건물의 외형을 3D MAX나 PLW와 같은 3D 편집툴 상에서 그린 후 이 외형에 텍스처를 입히고 확인하는 과정을 고려하면, 20~30분에 건물 하나를 만드는 정도는 매우 숙련된 작업자에게서나 가능하다. 규모가 크고 복잡한 구조물의 경우 하나를 완성하기 위해 며칠 이상이 걸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서울의 건물을 대략 100만채 정도라고 가정하면, 100명의 숙련된 작업자가 투입되어 꼬박 2년을 그려도 완성하기 힘든 수준의 작업이다. 범위를 서울이 아닌 대한민국 전체로 확대하거나 글로벌 수준으로 확대한다면 투입되어야 하는 인력이나 비용을 고려할 때, 실현이 가능한 수준인지조차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할 때 3D 실사 건물의 구현을 위한 자동화된 컴퓨팅 기술은 필수다. 3D 실사 건물 모형의 자동제작 기술은 거의 모든 영상 제작 기술을 자동화해 시스템으로 구현하는 방법으로 매핑 분야에 있어 최고 수준의 기술이라고 할 수 있으며, 전 세계에서도 극소수의 업체만이 개발에 성공해 상용화한 기술이다.

 ◇3D 전자지도의 활용 분야 무궁무진=역동적으로 변화하는 도시를 3차원으로 구현하고 이를 최신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자동제작 기술은 필수다. 이 기술을 통해 사용자에게 제공되는 정밀하고 최신의 3D 전자지도는 그 가치가 무궁무진하다.

 3D 전자지도 시장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선진 각국의 관련 업체들이 앞다투어 관련 기술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국내의 자동화 기술 수준은 세계 수준과 1~2년 격차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3D 전자지도의 자동제작 과정은 매우 다양한 요소기술을 필요로 하며, 이러한 요소기술들은 3D 영상산업이나 의료산업, 게임 산업 군수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활용 가능성 또한 매우 높다.

 구글, SK C&C 등과 같은 기업에서는 3D 전자지도를 항공사진과 같은 원거리 영상으로 제작하는 데 그치지 않고 스트리트뷰의 영상을 건물 모형에 자동으로 융합시킴으로써 실제 거리에서 보여지는 형태에 가깝게 만들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구글은 뉴욕의 일부에 대해 이러한 데이터를 만들어 시범 서비스를 하고 있다.

 3D 전자지도는 현재 구글과 MS 정도에서만 북미 또는 유럽 지역 일부 도시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이 두 회사는 서비스의 범위를 넓히기 위해 엄청난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포털들이나 국토부 등의 정부부처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고민을 계속 하고 있다.

 중국 정부에서는 수년 전부터 자국 내 대부분의 도시를 3차원 정밀 모형화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2015년까지 모두 500억위안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한다. 사업 규모만큼이나 전 세계의 최신 기술이 치열하게 경쟁하게 된다.

 실사 건물이 포함된 3D 전자지도가 일상화되어 다양한 사용자들의 접근이 가능해지면 그 활용도는 매우 다양해진다. 부동산중개소에서는 중개인이나 고객이 건물의 외형이나 조망권, 일조권 등의 입지 조건을 입체적으로 한 눈에 파악할 수 있을 것이며, 별도의 실물 모델하우스를 만들지 않더라도 사이버 공간 상에서 주변 현황을 포함해 청약자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u시티 관리시스템이나 도시정보시스템(UIS)에서도 3차원 배경 하에서 다양한 분석과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CCTV나 USN의 관리 또한 3D 상에서 가능하다면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이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다. 수리나 대기를 연구하는 곳에서도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며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 등에서도 3D 정보는 그 활용도가 매우 크다. 군에서도 단시간에 정밀한 지형지물 정보를 3차원으로 획득하고 이를 배경으로 작전을 펼칠 수 있다면 지금보다 훨씬 효율적인 운용이 가능할 것이다.

 3D 전자지도의 활용도가 높아질수록 플랫폼으로서의 성격 또한 커질 것이며, 검색엔진에서 형성되었던 광고시장처럼 3D 전자지도가 또 하나의 광고시장이 될 시기도 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경욱 SK C&C 3D 솔루션 마케팅 팀장 viperlee@sk.com
 

전자지도 제작 과정. DSM, 와이어프레임, 텍스처링 후 완성된 3D 전자지도
전자지도 제작 과정. DSM, 와이어프레임, 텍스처링 후 완성된 3D 전자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