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새해 스마트폰과 스마트TV, 디지털카메라 등을 아우르는 독자 운용체계(OS) 플랫폼 ‘바다2’를 전격 출시한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해외 기업에 의존하던 단말 OS 전략에서 벗어나 ‘삼성식 독자 플랫폼 전략’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바다2’는 기존 바다용 애플리케이션(앱)은 물론이고 안드로이드폰 앱과 아이폰 앱을 모두 사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오픈 플랫폼으로 개발돼 그동안 단말마다 폐쇄적으로 조성된 앱스토어 생태계에도 변화가 예고된다.

　15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금까지 휴대폰 일부에 적용한 독자 플랫폼 ‘바다’를 일대 혁신한 ‘바다2’를 개발, 새해 초 전격 출시한다.

　‘바다2’는 기존 독자 플랫폼 ‘바다’보다 기능과 성능에서 크게 업그레이드된 리눅스 기반 오픈 플랫폼이다. 기존 ‘바다’는 실시간 운용체계(RTOS) 기반으로 일반 휴대폰 플랫폼을 스마트폰으로 확장시킨 형태였지만 ‘바다2’는 리눅스 커널을 기반으로 완전히 새롭게 개발됐다. 이 때문에 ‘바다2’는 기존 제품과는 달리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삼성전자의 스마트TV, 디지털 카메라 등에서도 자유롭게 사용될 수 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가 스마트폰과 스마트TV 등으로 활용된 개념과 유사하다.

　‘바다2’는 안드로이드폰 아이폰 앱을 모두 호환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오픈 플랫폼으로 만들어져 다양한 앱 생태계를 아우를 수 있다.

　삼성전자는 ‘바다2’의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를 위해 리모재단의 표준 플랫폼으로 기증하고 개발자들이 편리하게 개발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도 제공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각종 제품 융합화에 대응해 SW 공통 플랫폼(Common Platform)을 구상하고 리눅스 기반 오픈플랫폼 바다2를 추진했다”며 “컴포넌트 대부분이 오픈소스로 구성된 바다2는 UI 개발이 유연한데다 부팅속도나 가속, 그래픽 성능, 롱텀에벌루션(LTE) 지원까지 가능한 플랫폼”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안드로이드폰 갤럭시S로 스마트폰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했지만, 해외 OS를 채용하면서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스마트폰, 스마트패드(태블릿PC), 스마트TV 등 디지털 단말과 애플리케이션 시장에 빠르게 대처하지 못해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또 안드로이드나 윈도 운용체계(OS)를 탑재한 스마트폰은 다른 휴대폰 제조업체와 기능이나 서비스 차별화가 쉽지 않아 삼성 특유의 강한 마케팅에서도 한계를 드러냈다.

　삼성전자는 장기적으로 ‘바다2’를 노키아의 ‘심비안’ 수준의 독자 플랫폼으로 키워 스마트폰과 패드, 스마트TV 시장에서 ‘삼성 웨이(Samsung Way)’를 겨냥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웨이브에 탑재된 독자 플랫폼 바다와 같이 다른 제조사에 공개할 계획은 아직 갖고 있지 않다”며 “하지만 바다2는 리눅스 기반 오픈 OS인 만큼 시장 상황이 정리되고 여건이 주워지면 검토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다른 제조사와의 협업 가능성도 열어 놨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