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 "SAP 완전히 밟아주겠어!"

 오라클이 SAP로부터 13억달러(약 1조4898억원)를 배상받게 된 판결 이후 SAP를 상대로 2억달러(약 2292억원)가 넘는 이자 비용을 추가 청구했다. SAP이 법원 판결이 과도하다며 항소 움직임을 보이자 SAP에 해묵은 감정이 남아있던 오라클이 파상 공세를 이어간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오라클이 SAP를 상대로 2005~2006년에 걸쳐 발생한 2억1170만달러(약 2426억820만원)의 ‘판결 전 이자(prejudgment interest)’를 배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1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판결이 지연되면서 발생한 배상금의 금융 비용을 내라는 것이다.

 이번 사건은 SAP의 자회사 토모로우나우가 오라클의 지식재산권을 침해한 것에서 시작됐다. 오라클은 지난 2007년 투모로나우의 모회사 SAP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달 23일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이 전 세계 지식재산권 관련 배상액수로는 사상 최대 규모인 13억달러 배상 판결을 했다. SAP는 또 오라클에 1억2000만달러(약 1375억원)의 법정 소송비용을 지불하기로 동의했다. 이번 이자 비용 소송에서까지 패소하게 되면 SAP가 오라클에 지불해야 하는 비용은 16억달러(약 1조8336억원)를 훌쩍 뛰어넘게 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SAP은 지난 2005년 투모로나우를 인수하기 위해 1000만달러(약 114억6000만원)를 썼지만 고작 358개 고객사를 확보했을 뿐이고 지금은 오히려 고객지원 비용에 시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라클의 움직임은 SAP가 배상 금액이 과도하다며 후속 조치를 공언하면서 비롯된 것이다. 이긴 소송에서 배상금의 이자까지 추가로 요구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오라클과 SAP는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업계의 양대 산맥으로 오랜 기간 경쟁을 해 오면서 사이가 좋지 않았다. 또 레오 아포테커 전 SAP CEO가 HP의 CEO를 맡으면서 HP에 대한 해묵은 감정을 이번 소송을 통해 풀려는 이유도 있다. 래리 엘리슨 오라클 CEO는 ‘절친’ 마크 허드를 내친 HP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오라클 공동 대표로 영입한 바 있다.

 

 <표>오라클-SAP 지식재산권 분쟁 추이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