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인류의 새로운 진화

[월요논단]인류의 새로운 진화

 세상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로 촉발된 스마트 혁명은 인류 역사상 최대의 변화를 시작하고 있다. 빌 게이츠는 “PC 주도의 1차 IT 활황에 이어 이은 모바일 주도의 2차 IT 붐은 1차와는 비교할 수 없는 규모일 것”이라고 예측하고, 스티브 잡스는 “이제 포스트PC 제품이 넘쳐나는 시대가 되고 있다”고 단언한다. 혹자는 모바일 주도의 2차 IT붐은 PC 주도의 1차 붐에 비해 10배 규모는 될 것이라고들 한다. 나는 이러한 변화가 10배 규모의 단순한 양적인 변화를 넘어 인류의 새로운 진화가 시작되는 질적인 변화라고 인식하고 있다. 이제 그 변화의 실체와 우리의 대응 전략을 살펴보자.

 인류는 DNA의 돌연변이에 의거한 1차 진화를 거쳐, 지식의 습득에 근거한 2차 진화를 통해 획기적인 환경 적응력을 보유하게 됐다. 그런데 이제 인류는 스마트폰과 결합해 사이보그로서의 새로운 형태의 진화를 시작했다. 사이보그란 섬뜩한 단어라고 느껴지나, 인간의 일부가 기계로 대체된 인간을 의미한다면 인간은 이미 24시간 모바일폰과 같이 생활하고 있음을 상기해 보자. 모바일폰은 이미 인간의 일부가 된 것이 아닌가! 특히 스마트폰과 결합된 인간은 원격 투시, 초감각, 동시성 등 과거 슈퍼맨들이 소유했던 놀라운 초능력을 보유한다. 이제 몇 초 안에 검색할 수 있는 백과사전식 지식들은 더 이상 경쟁력의 핵심 요소가 아닌 상황이 된 것이다.

 모바일 슈퍼맨보다 더 큰 인류사적 변화는 집단 생명으로서 인류다. 개미는 각 개체가 별개의 생명이나, 개미집단도 또 하나의 생명이다. 이를 집단 생명이라 부른다. 집단 생명은 집단 지능을 가지고 있다. 이제 인류가 모바일과 소셜미디어의 결합으로 개미집단과 같은 집단 생명화 단계에 돌입하고 있는 것이다. ‘붉은 악마’는 이러한 집단 생명 창발의 초기 현상의 하나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싸이월드, 트위터, 페이스북과 같은 다양한 소셜미디어는 웹2.0, 클라우드컴퓨팅 환경 하에 스마트폰과 결합해 집단 생명으로서 창발적 인류를 형성해 나가고 있다.

 스마트폰은 이제 인류의 아바타가 되어간다. 인간 전체를 반영하는 기능이 구현되면서 인간의 일부가 된 최초의 기계가 된다. 스마트폰은 인간과 같은 개성을 가지고, 인간의 육감으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인간 아바타로서의 스마트폰은 인간이 잠든 밤에도 아바타끼리 소통을 하고 아침이면 인간을 집단화한다.

 스마트 오피스에서 스마트 워크를 하고 PC, TV, 모바일폰, 패드 등 IT를 통합하는 끊김없는 연결을 통해 N스크린 시대가 도래한다. 사람은 스마트폰을 통해 장소와 결합하여 생명이 있는 스마트 플레이스를 만들어 간다. 도시는 그 자체가 스마트 빌딩, 스마트 도로, 스마트 자동차 등으로 통합된 스스로 창조적인 공간인 스마트 월드로 변모한다. 인간과 위치와 도시가 통합된 새로운 세상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정부도 이제 개방과 공유의 정부2.0으로 변모해야 한다. 스마트폰의 앱스토어와 같이 정부는 플랫폼을 준비하고 각종 서비스는 민간이 제공하는 효율적인 구조로 혁신되어야 한다. 플랫폼으로서의 정부가 미래의 스마트 정부인 것이다.

 벤처1.0은 코스닥과 벤처기업특별법이라는 인프라 위에 PC와 인터넷이라는 기회를 맞아 꽃피었다. 이제 ‘스마트와 소셜’이라는 새로운 기회를 맞아 벤처2.0으로의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하지 않겠는가.
 이민화 KAIST 초빙교수 mhleesr@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