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도서관의 스마트한 진화

상명대학교 학생들이 도서관에서 북큐브가 지원한 전자책 단말기를 대여하고 있다.
상명대학교 학생들이 도서관에서 북큐브가 지원한 전자책 단말기를 대여하고 있다.

대학교 도서관들이 스마트하게 진화하고 있다. 스마트폰·스마트패드를 비롯한 기기와 전자책 단말기 등을 도입하는 학교가 늘어나면서, 기존의 웹을 이용한 전자도서관보다 더 나아간 ‘모바일 도서관’으로 변신 중이다.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은 최근 KT와 양해각서(MOU)를 교환하고 서울대생이라는 일정한 인증 요건만 거치면 KT의 ‘쿡 북카페’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KT는 서울대에 콘텐츠 및 대출 등 도서관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아이리버 스토리 55대와 갤럭시탭 5대 등 모바일 전자책(e북)을 이용할 수 있는 단말기도 시범 지원한다.

이번 협약으로 서울대생은 쿡 북카페에 있는 2만여권의 장서와 3종의 신문, 만화, 잡지 등을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게 됐다. 또 서울대가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국내·해외 서적 e북 콘텐츠들도 모바일 디바이스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다.

그동안 한정된 수량으로만 볼 수 있었던 인기 교재에 대출 신청자가 몰려 ‘책 쟁탈전’을 벌이던 예전의 풍경이 사라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또 도서관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고 정가보다 낮은 가격에 도서를 e북 콘텐츠로 구입하는 것도 가능하다.

김기태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 수서정리과 사무관은 “이달 KT외 다른 전자책 업체와도 연계해 학생들이 스마트기기 종류에 상관없이 다양한 e북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세대·이화여대·한양대 도서관은 인터파크와 협약을 맺고 1200여권의 도서 콘텐츠가 탑재된 e북 ‘비스킷’을 도입해 학생들에게 대여하고 있다. 아직 시범서비스에 불과하지만 학생들의 호응은 폭발적이다.

지갑숙 한양대학교도서관 디지털저널팀 과장은 “비스킷은 현재 도서관 대출 예약 1순위 자리를 계속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좋다”며 “이용자들의 반응을 조사한 후 정식으로 전자책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포스텍·상명대·동원대 도서관은 북큐브의 서비스를 이용해 스마트기기를 통해 e북을 대여해주는 한편 e북 전용 단말기인 ‘B-612`를 도입해 학생들에게 대여하고 있다.

한편 향후 스마트패드 보급이 확산되고 저작권 문제가 e북에 맞게 해결되면 대학 도서관의 e북 도입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갑숙 과장은 “국내 e북 콘텐츠는 해외 콘텐츠와는 달리 구입한 카피 수만큼만 대출이 가능한 것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 대부분 이북 콘텐츠는 대행업체와 구매 카피수를 정해 계약을 맺고, 그 이상은 대출하지 못하도록 제한된다. 반면 해외 콘텐츠의 경우, 1년 단위로 일정 사용료만 지불하면 무제한 접속권을 제공받는다.

지 과장은 “스마트패드 사용자가 늘어나고 e북 콘텐츠 저작권 문제가 이에 맞게 변화한다면 모바일 대학 도서관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kr, 박창규기자 kyu@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