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터넷 2010] 개방, SNG라는 새로운 생태계 만들다

개방이 만능은 아니지만 잘 설계된 개방정책은 외부의 참신한 아이디어와 결합해 전에 없던 새로운 생태계를 형성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가 페이스북의 플랫폼을 이용해서 서비스하는 징가의 ‘팜빌’, 아이폰용 앱으로 개발돼 전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는 ‘위룰’ 등으로 대표되는 소셜게임 분야다.

‘친구’라는 관계망을 활용해 가볍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구조로 기존에 게임을 이용하지 않던 층까지 게임의 세계로 끌어들이며 소셜게임은 게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가고 있다. 지난 3년간 해마다 100% 이상 성장, 올해는 전 세계 소셜게임 시장 규모가 13억달러(약 1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표적인 소셜게임 기업인 징가는 최근 설립 4년 만에 55억달러(약 6조2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세계 2위 게임업체인 EA나 우리나라 대표 게임기업인 엔씨소프트의 시가총액을 훨씬 앞지르는 수치다.

신생기업뿐만 아니라 기존의 게임기업들도 소셜게임 제작에 참여하면서 소셜게임은 일시적인 바람에 그치지 않고 당당하게 게임산업의 한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

소셜게임의 이 같은 성장은 여기에 애플, 페이스북 같은 글로벌기업의 개방과 협업정책이 신생기업이 가진 혁신적 아이디어와 시너지를 내면서 가능했다.

글로벌기업의 오픈 플랫폼은 신생업체인 소셜게임 기업들이 별도의 마케팅 비용 없이도 많은 이용자에게 접근 가능한 창구를 열어줬다. 여기에 페이스북펀드(fbFund), 아이펀드(iFund)와 같은 실질적인 지원책이 더해지면서 아이디어는 시장화되고 새로운 생태계를 만드는 발판이 됐다.

페이스북과 애플 앱스토어에서 소셜게임의 인기가 높아지자 우리나라의 싸이월드, 일본의 믹시, 중국의 텐센트, 중남미의 오컷(Orkut) 등의 기업도 소셜게임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도록 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노리타운, 고슴도치플러스 등이 소셜게임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에 나섰다.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 외에도 잇따른 투자와 M&A가 소셜게임이 하나의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산업 영역을 형성했음을 보여준다.

미국의 주요 벤처캐피털은 플레이퍼스트, 락유, 플레이돔과 같은 소셜게임 업체에 적게는 100만달러(13억원)에서 많게는 1억3000만달러(1500억원)까지 투자했다.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을 본 것이다.

일본의 대형 소셜게임 업체 디엔에이(DeNA)는 위룰의 제작사인 NG모코(Ngmoco)를 4억달러에, EA는 펫소사이어티의 개발사인 ‘플레이피쉬’를 4억달러에 인수하는 등 2009년에서 2010년 사이에 50건에 가까운 소셜게임 회사 M&A가 이뤄졌다.

이수운기자 per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