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번역은 구글 편만 든다?

대한민국을 일본어로 바꿀 때 ‘일본(日本)’으로 오역해 물의를 빚은 구글이 번역 서비스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오류가 속속 발견됐다. 특히 구글과 관련된 인물이나 제품이 들어간 문장은 정반대의 의미로 번역돼 네티즌들의 의혹을 샀다.

구글 번역 서비스에서 입력 창에 ‘아이폰이 안드로이드보다 좋다’라고 입력한 후 영문 번역하면 ‘안드로이드가 아이폰보다 좋다(Android is better than iPhone)’라는 문장이 나온다. 원문의 뜻과 180도 다른 결과다.

영어를 한국어로 번역하도록 설정을 바꾼 뒤 이 영어문장(Android is better than iPhone)을 넣으면 이번에는 ‘안드로이드가 아이폰보다 좋다’고 올바른 한글 문장이 나온다. 일부 네티즌들은 “애플에 대한 경쟁심에 일부러 이렇게 한 것 아닌갚라는 반응을 보였다.

구글의 ‘이상한’ 번역은 계속 이어진다. ‘나는 세르게이 브린(구글 창립자)보다 스티브 잡스가 더 좋다’라고 쓰면 영어 문장은 ‘스티브 잡스, 세르게이 브린은 내가 할 수 있는 이상이다(Steve Jobs, Sergay Brin, more than I can)’라는 영문이 나온다. 이 문장은 어법상으로도 맞지 않는다.

반면 같은 문형으로 사람 이름만 바꿨을 경우에는 완벽하게 번역된다. ‘나는 빌 클린턴보다 빌 게이츠가 좋다’라고 한국어 문장을 넣으면 원문 그대로(I like Bill Gates than Bill Clinton) 번역한다.

박선경 구글코리아 팀장은 “구글 번역은 아직 완벽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고 있다”며 “기계가 그때그때 번역 사례를 공부해 나가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번역 사례가 많을수록 더 번역이 잘 된다”라며 “한국어는 일본어와 짝을 맞췄을 때 번역이 더 잘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