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IP도 선별 도 · 감청 가능해졌다

일반전화(PSTN)에서만 가능했던 선별 감청이 인터넷전화(VoIP)에서도 가능해졌다. 이로 인해 정부기관 등의 무분별한 감청에 의한 일반인 폐해가 크게 줄겠지만, 특정 통화를 겨냥한 VoIP 감청이 가능해 논란이 예상된다.

제너시스템즈(대표 강용구)는 ‘미디어 정보를 이용한 감청방법 및 장치(특허출원번호10-2007-14058)’에 대한 특허를 취득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특허는 감청 대상 단말기(전화기)의 미디어(음성) 정보를 이용해 감청하는 방법이다. 감청을 할 때 감청 대상자가 어느 사업자 통신망에 속해 있는지를 판단하고, 대상자의 미디어 정보를 추출해 감청서버(SBC)로 이동, 해당 정보만을 감청하는 방식이다.

지금까지 PSTN 전화는 이 같은 선별 감청이 가능했지만, 최근 빠르게 보급되고 있는 VoIP는 감청 대상자가 속한 서버 사용자 전체를 감청하는 방식만이 가능했다. 이 때문에 대상자가 속한 서버 전체를 감청해 사생활 침해 논란을 일으켰다.

VoIP 선별 감청은 일반인의 사생활 침해 감소의 순기능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감청 증가 및 불법 도청으로 인한 부작용도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먼저 특정인에 대한 감청이 쉬워짐에 따라 해당 정부기관들의 감청이 늘어날 수 있다. 잘못 사용될 경우 공권력에 의해 더 많은 사생활 침해가 예상된다. 또 해당 기술이 불법적인 도청에 악용될 경우 광범위한 피해가 양산될 수도 있다.

이런 무분별한 기술 사용을 우려해 해당 업체에서는 ‘감청에 대한 감지 및 방어 장캄에 대한 특허도 취득했다. 합법적인 감청보다는 불법 도청에 대응하기 위한 장비로, 금융권 등 보안이 중요한 시장을 위해 개발한 특허다. 이미 인터넷 종합보안장비 제품인 ‘ABG’에 도청 방어에 대한 기술을 적용해 국내 통신사업자 및 공공기관에 공급했다. AES(국제표준) 및 ARIA(국산표준) 암호화 알고리듬도 적용했다.

회사 관계자는 “창과 방패의 논란이 일 수 있지만, 감청의 경우 일반적으로 국가기관에서 합법적으로 이뤄지는 것에 초점을 맞춘 기술이며 불법적으로 이뤄지는 도청에 대해서는 반대로 완벽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밝혔다.

또 “이번에 취득한 특허는 기존 무분별한 인터넷전화의 감청 및 도청에 대한 문제를 원천적으로 해결해 줄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