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실감미디어] 4D 상영관, CGV 대 롯데시네마

3차원(D) 입체 영화가 인기를 얻으면서 이를 상영하는 극장은 늘지만, 4D 상영관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테마파크나 각종 전시회에 설치된 상영관은 10~20분 분량의 짧은 편집본을 주로 상영한다. 이를 4D 상영관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 업계의 견해다.

실제 개봉작을 토대로 한 4D 영화를 제작·상영하는 곳은 CGV와 롯데시네마가 대표적이다. 국내업체 둘을 제외하고 다른 나라에서는 4D 상영관을 찾아보기 어렵다. 이상규 CGV 팀장은 “개봉작을 기반으로 풀 버전의 4D 영화를 제작해 상영하는 사업모델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으며 사실상 국내 업체가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첫 4D 상영관을 상용화한 CGV=CGV는 2009년 1월 서울 상암동에 위치한 ‘CGV 상암젼에 최초로 4D 상영관을 열었다. ‘4D플렉스’라는 이 상영관에는 호기심에 하나둘 찾으면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이후 CGV는 대전 KAIST 내에 위치한 시뮬레이션 장비업체인 시뮬라인과 함께 4D 장비 공동 개발에 나섰다.

그 결과 만들어진 CGV 4D 장비는 더욱 실감나는 효과를 관객에게 제공한다. 좌석의 경우 상하·좌우·앞뒤 등 세 방향으로 복합적인 움직임을 보여준다. 다양한 속도로 재미를 배가시키며, 땅으로 꺼지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드롭’ 기능도 CGV 4D 장비의 자랑이다. 또 물과 바람이 나오는 에어·워터 효과와 스모그·바람·번개 등 환경 효과도 한층 박진감 넘치고 생생한 현장감을 선사한다는 것이 CGV 측의 설명이다.

◇4D 상영관의 새 경쟁자, 롯데시네마=롯데시네마는 지난 8월 서울 청량리점을 새로 열면서 최신식 4D 상영관을 도입했다. 기존 서울 상암동 누리꿈관과 더불어 최신식 4D 영화를 제대로 보여주겠다는 것이 롯데시네마의 각오다.

롯데시네마에 따르면, 자사 4D 상영관은 기존 극장과 확실한 차별화를 뒀다. 세밀한 4D 효과를 위해 롯데시네마는 좌석을 움직이는 데 이용되는 실린더 방식에 모터 방식을 추가했다. 이로써 빠르면서도 부드러운 효과 전환이 가능하다는 것이 롯데시네마 측의 설명이다. 또 안락한 느낌을 받도록 좌석 디자인도 강화했다. 좌석 엉덩이 시트 부분을 특히 신경써서 제작해 장시간 관람하는 관객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했다. 아울러 롯데시네마는 4D 효과가 실행될 때만 좌석 바닥에서 발을 뗄 수 있도록 설계했다.

후발 주자인 만큼, 아직 4D 상영 영화는 많지 않다. 현재까지 제작·상영된 영화는 총 세 편이다. ‘슈퍼배드’ ‘플래닛51’은 어린이 관객을 공략하기 위해 제작됐으며, 성인 관객을 위해 ‘나탈리’도 4D 영화로 제작해 상영했다. 롯데시네마 측은 “주연 배우의 정사 장면에서는 의자의 흔들림을 가미해 마치 실제 상황을 보는 듯한 현장감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손광익 롯데시네마 대표는 “앞으로도 롯데시네마는 지속적으로 최신식 시설과 장비를 갖추는 데 힘쓰겠다”며 “재미있는 4D영화 프로그램을 개발해 영화관을 찾는 관객들이 즐거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강병준 차장(팀장 bjkang@etnews.co.kr), 김원석 기자, 양종석 기자, 황지혜 기자, 문보경 기자, 허정윤 기자, 박창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