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부터 `스마트폰 닥터시대` 온다

오는 2012년부터 ‘스마트폰 닥터’나 ‘스마트패드 닥터’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정부가 스마트폰, 스마트패드(태블릿PC) 기반 의료용 하드웨어(HW)와 소프트웨어(SW)의 성능 평가 인증을 만들어 정식 유통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기 때문이다.

정부 안정성 평가를 통과하면 의료용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유통도 합법적으로 이뤄질 전망이어서 관련 컨버전스 시장이 본격 이륙할 것으로 예상된다.

8일 관계기관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정청(이하 식약청)은 이르면 내년 말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신기술 u헬스 디바이스(스마트폰, 스마트패드 등) 성능 평가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로 했다.

식약청은 가이드라인을 향후 고시화해 식약청 인증을 의무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가이드라인에는 스마트폰에 연결하는 혈당측정센서나, 앱스토어에서 판매되는 의료영상정보(PACS) 솔루션 등이 의료기기로 인정받기 위해 갖춰야 할 조건을 규정할 예정이다.

세부적으로 △스마트폰을 접목한 u헬스 디바이스의 개인 식별 기능에 대한 성능 평가 △스마트폰 장치의 헬스케어 기능 성능평가 기술 등이 개발된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심전도·심박수 등을 측정한 결과가 임상적으로 의미가 있는지를 평가하는 기술과 스마트폰 등 응용 단말기가 정보보안을 갖췄는지를 평가하는 체계도 마련된다.

식약청은 이를 위해 내년 1월부터 시중에 출시된 u헬스 HW와 SW 현황의 실태 조사에 착수한다.

국내 주요 대형병원들은 최근 ‘스마트 병원’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스마트폰 기반의 모바일 진료체계 구축을 본격화하는 것은 물론이고 국내외 의료 전문업체들이 아이폰·아이패드와 결합한 의료기기와 SW를 출시했거나 검토 중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의료용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아 진료에 활용하는 사례도 있다. 지난해 미국에서 출시된 19.9달러의 오시릭스(OSirix)라는 앱은 스마트폰으로 컴퓨터영상단층촬영장치(CT) 수준의 고해상도 이미지를 볼 수 있게 한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최소한의 성능 지침도 없어 기술 발전에도 u헬스 솔루션의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대중적인 시장으로 성장하는 데는 어려움을 겪어왔다. 민감한 개인정보인 진료·병력 정보를 스마트폰에서 다루기 위해 필요한 정보보호 기준이 없다는 것도 맹점으로 지적됐다.

의료기기 업계 관계자는 “가이드라인이 마련되면, 장기적으로 스마트폰과 공생하는 틈새시장과 앱스토어라는 새 유통 채널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혈당측정기 등 한 가지 기능만 하는 단말이나 PC를 기반으로 한 SW보다 가격도 저렴해 의료서비스 대중화에도 다소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기정 식약청 융합기기팀 과장은 “스마트폰, 스마트패드(태블릿PC)에서 쓸 수 있는 앱은 갈수록 종류가 늘어 안전성 검토가 시급하다”며 “다만 가이드라인을 넘어 고시로 발전되는 상황에서 다양한 논란도 생길 수 있어 공개 토론 등을 통해 여론도 적극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정진욱기자 cool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