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김재수 내츄럴엔도텍 사장

[이사람]김재수 내츄럴엔도텍 사장

“국내에서도 바이오 분야 글로벌 기업이 등장할 날이 멀지 않았습니다.”

김재수 내츄럴엔도텍 대표(47)는 2일 “세계 바이오 시장이 진짜 활동 무대”라고 힘줘 말했다. 내츄럴엔도텍은 최근 국내 바이오업체로는 드물게 미국 식품의약품안전국(FDA)에서 건강기능 신소재 승인을 받았다. FDA 승인은 매년 수백건이 접수되지만 불과 2~3건만 통과할 정도로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국내에도 FDA 승인을 받은 업체는 대기업을 포함해 다섯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개발을 시작해 최종 제품, 이어 FDA 승인을 받기까지 대략 9년이 걸렸습니다. 운도 따랐지만 그만큼 제품 효용성을 인정받았기 때문입니다.” 김 대표는 공교롭게 승인이 떨어지는 날이 미국 출장 중이었는데 그날 만난 글로벌 의약품 유통 관계자들이 깜짝 놀랄 정도로 `대사건`이었다고 설명했다.

내츄럴엔도텍은 `백수오 등 복합추출물`이라는 호르몬 관련 신물질로 승인을 받았다. 백수오는 자양강장용 약재로 잘 알려진 약용식물. 여기에서 추출해 개발한 신물질은 일종의 호르몬 보완재로 여성의 갱년기 · 폐경기 증상을 개선할 수 있는 천연 식물성 에스트로겐 물질이다. 이미 국내에서는 특허와 식약청 개별 인정 승인을 처음으로 따내 효용성을 인정받았다. 캐나다 등에 `에스트로G-100`이라는 브랜드로 수출할 정도로 안팎의 반응이 좋았다.

“바이오 분야는 시간과 싸움입니다. IT 분야와 달리 한 제품이 나오기까지 5년 이상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만큼 투자도 중요하지만 개발력도 뒷받침돼야 합니다. 바이오 분야에서 성공한 기업이 드문 것도 이 때문입니다.”

김 대표는 SK · 한솔그룹을 거쳐 2001년 내츄럴엔도텍을 창업했다. 설립 후 현재까지 여성 호르몬, 혈당 조절 조성물 등에 관해 국내 10건, 미국 2건, 유럽 3건의 특허를 취득했다. 한미약품 · 광동제약 등 국내외 대형 제약회사에 각종 원료와 제품을 공급할 정도로 신물질 분야에서는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10년 전 벤처 붐과 맞물려 한때 바이오 기업이 수백 개에 달했지만 지금은 시장이 어느 정도 정리된 상황입니다. 결국 기술력이 있는 기업만 남은 셈입니다. 시장이 열리기 시작한 지금부터가 새로운 출발점입니다.”

내츄럴엔도텍은 내년 해외 시장에서 보수적으로 300만달러, 난관적으로 600만달러 매출을 기대했다. 올해 예상 수출액 100만달러, 보다 적게 잡아도 3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미국 3대 홈쇼핑 채널과 공급 계약까지 체결한 상태다.

김 대표는 “상용 제품에 이어 FDA 승인까지 받는 등 신물질 개발력을 인정받아 수출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토종 바이오 기술력을 해외시장에서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