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퇴진설 · 매각설 `위기의 야후`

한때 인터넷 시장을 호령했던 야후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봉착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등장 등 시장변화에 적기 대응하지 못하고 검색 시장 경쟁에서도 뒤처지면서 CEO 퇴진설, 매각설 등에 시달리는 처지가 된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19일(현지시각) 야후 일부 투자자들의 참을성이 한계에 이르렀고, 이사회에서는 캐럴 바츠 CEO를 교체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바츠 CEO는 최근 성과에 비해 과다한 급여를 받은 CEO로 꼽히는 등 리더십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야후에서 일한 2년 동안 비용 절감 이외에 이룬 일이 없다는 혹평도 나온다.

이와 함께 사모펀드회사, 아메리칸온라인(AOL), 뉴스코퍼레이션 등이 야후를 사들이려고 한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야후의 가치가 낮아지면서 야후보다 시가총액이 적은 AOL이 야후를 먹어치울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한때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방문하는 사이트로 군림했던 야후가 이런 상황에 처한 것은 그동안 뚜렷한 성장 모멘텀을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트위터, 페이스북과 같은 SNS가 광고 및 검색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야후의 총 페이지뷰는 전년 대비 4% 떨어졌지만 SNS의 페이지뷰는 연 100% 가까이 성장 중이다. 또 이제 소비자는 웹보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특히 구글, MS 등의 검색엔진이 시장 점유율을 늘려가면서 야후는 핵심 사업에서마저도 밀려나고 있다. 닐슨에 따르면 지난 8월 야후의 미국 내 검색 점유율은 13.1%로 구글, MS보다 낮다. 이런 상황에서 야후가 MS의 검색엔진 빙의 기술을 가져다 쓰고 있다는 점도 사업의 불확실성을 확대시키고 있다.

이날 발표된 3분기 실적도 이런 상황을 반영했다. 순이익이 3억9610만달러(주당 29센트)로 작년 같은 기간 1억8610만달러(주당 13센트)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었지만, 이는 `핫잡스` 매각에 따른 일회성 수익이 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속적인 수익을 가져다 줄 비즈니스 모델이 없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고작 1.6% 늘어나는 데 그쳤다. 당초 12억5000만달러로 제시했던 4분기 매출 전망치도 많아야 12억3000만달러 정도로 낮췄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 이퀴티스 리서티의 트립 초우드라이 “야후는 지난 8년간 잠들어있는 상태”라며 “더딘 의사 결정과 혁신의 실패가 오늘의 야후를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