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이디엄]<11> ~느님

좋아하는 연예인이나 스타의 이름 뒤에 붙여 숭배의 마음을 나타내는 데 쓰는 인터넷 세계의 극존칭 접미사.

`하느님`에서 유래한 표현으로 인물이나 대상의 이름 뒤에 `~느님`을 붙이는 형태로 쓰인다. 피겨스케이트 선수 김연아는 `연느님`, 배우 장동건은 `건느님` 등으로 부르는 식이다. 일반적으로 이름에서 `~느님`과 운율이 맞는 한 글자 정도를 따서 부르지만, `유재석느님`, `CL느님`과 같이 전체 이름에 붙여 쓰기도 한다. 간혹 물건이나 장소에도 붙여 쓰인다.

대략 2008년 말부터 용례가 등장해, 2009년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느님`이란 표현은 좋아하는 대상에 대해 단순한 스타나 선망의 대상을 넘어선 신적 존재의 지위를 부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 학교나 군대에서 널리 쓰였던 `선배(고참)는 하느님과 동기동창`이란 표현 이후 좀처럼 등장하지 않던 `하느님` 사칭 드립이 재등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과거엔 사회적 위계질서의 상단에 위치한 사람들이 아랫사람들에게 `하느님` 대접을 강요했다면 이젠 네티즌이 자발적으로 스타를 `신`으로 모시는 셈이다.

그러나 네티즌이 정말로 스타나 연예인을 신적 존재로 간주한다기보다는 인터넷에 만연한 연예인에 대한 선망과 호감, 그에 따른 호칭 인플레이션의 결과로 보인다. 인터넷은 연예인들에 대한 정도를 넘는 욕설과 비난, 악플이 난무하는 공간이지만, 연예 커뮤니티와 게시판 등을 중심으로 연예인들에 대한 애정과 관심도 전에 없이 높다. 거의 존경에 가까울 정도다.

게시판의 연예인 사진 게시물에 달린 댓글에는 `~ 언니, 너무 예쁘셔요`와 같은 존댓말이 일상적이고, 조금만 인지도 있는 여자 연예인들에 대한 호칭은 어느 순간 `여신`으로 격상됐다. 한편으론 인터넷에 스타에 대한 온갖 정보와 사진, 사생활 정보와 루머 등이 쏟아져 나오면서 스타에 대해 느끼는 친근감도 커져 `~느님`과 같은 친근감과 존경심이 결합된 표현이 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 생활 속 한마디



사장: 내년 사업 계획은 우크라이나 언옵티늄 광산 개발과 화성 관광선 사업을 중심으로 만들어 보세요.

임원: 역시 사장님의 아이디어는 대단하십니다. 사느님, 존경합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