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특집] SK커뮤니케이션즈 … 인터넷 포털도 고객별 타깃 마케팅 시대

실시간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는 금융권과 유통기업, 인터넷 쇼핑몰 업체의 전유물처럼 생각되어 왔다. 여기에 최근 인터넷 포털들이 조용한 반란을 일으키고 있다.

SK커뮤니케이션즈, 다음커뮤니케이션 등 인터넷 포털들이 고속DW 어플라이언스 기반의 실시간 BI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심도 깊은 정보 분석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들 인터넷 포털은 고객(방문자)에 대한 세분화된 분석을 추진하면서 정보분석 인프라를 갖춰나가고 있다.

◇대용량 트래픽으로 정보분석 어려워=인터넷 포털 서비스에서 사용되는 웹로그 분석은 트래픽 등 기본적인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 그친다. 페이지별, 사용자별 방문 현황을 보여줄 뿐이지 어떤 사용자들이 비슷한 성향을 갖고 있는지 파악해 사용자군으로 나눌 순 없었다. 고객 세그먼트화 자체가 어려웠기 때문에 타깃 마케팅 역시 불가능했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고객 세그먼트와 타깃 마케팅을 처음 시도한 인터넷 포털이다. 임명찬 SK커뮤니케이션즈 마케팅분석팀장은 “1위 인터넷 쇼핑몰 업체라고 해도 인터넷 포털의 트래픽에는 상대가 안 된다”며 “1일 18억건 이상의 트래픽을 분석해 고객 집단을 구분하고 타깃 마케팅을 하는 것은 웬만해서는 엄두를 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SK커뮤니케이션즈 또한 올해 들어서야 이러한 심층적인 정보 분석을 실현하게 됐다. 데이터 웨어하우스(DW) 어플라이언스 등 고속 정보처리 플랫폼이 등장하고 서버, 스토리지 등 하드웨어 비용이 낮아지면서 데이터 분석의 길이 열렸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대용량 데이터의 고속 분석이 가능해지면서 가장 먼저 고객(사용자) 세그먼트부터 구분했다. 비슷한 성향을 가진 사용자 집단을 구분할 수 있게 되면서 타깃 마케팅도 가능해졌다. 특정 사용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서비스 페이지를 추천하는 것이다. 다수가 같은 페이지를 방문해도 타깃 사용자에게만 추천 서비스가 안내된다.

예를 들어 최근 SK커뮤니케이션즈가 `차세대 싸이월드`를 표방하며 발표한 SNS `ⓒ로그(씨로그)`는 쉽고 편리하게 즐기는 가벼운 SNS를 지향한다. 이러한 성향을 가진 방문자가 접속할 때 씨로그 페이지를 안내해 자연스러운 씨로그 사용을 유도하게 된다.

임명찬 팀장은 서비스 관점에서만 이뤄졌던 데이터 분석이 고객 관점에서 가능해졌다고 설명한다. “예전에는 이 페이지의 사용자는 몇 명, 트래픽은 얼마 이런 식으로 분석했지만 이제는 미니홈피를 한 달에 10회 이상 방문하는 사용자가 누구인지 가려내서 해당 사용자를 대상으로 이메일이나 문자메시지 등으로 추천 서비스를 제안하거나 이벤트를 실시한다”는 것이다.

◇방문률 높은 VIP 고객에게 타깃 마케팅=유통업계의 경우 고객 집단을 나누는 기준은 보통 방문주기, 구매력이다. 인터넷 서비스에서도 고객 세그먼트를 나누는 기준은 유사하다. 서비스 방문률이 높을수록, 한번 방문해서 다량의 트래픽을 유발할수록 인터넷 서비스 업체의 광고 매출은 늘어난다. 인터넷 서비스 업체로서는 자주 방문하고 다양한 서비스 페이지를 즐기다 가는 사용자가 VIP 고객인 셈이다.

적절한 타깃 마케팅은 이들 고객들의 방문주기를 높이는 것은 물론, 고객 이탈을 사전에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이전에 활발히 방문하던 사용자가 갑자기 서비스 이용이 뜸해졌다면 이러한 현상을 미리 알아채고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예를 들어 싸이월드에서 미니홈피 방문이 갑자기 줄어드는 현상을 보이면 이러한 사용자들을 추려내 이벤트나 프로모션을 제안, 다시 활발한 싸이월드 이용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이상 징후가 발생하는 사용자를 가려내 완전히 사용을 중단하기 전에 다시 살려내는 것이다. 금융권에서 평소의 패턴과는 다른 금융 거래 모습이 포착될 때 가동되는 사기방지시스템과 같은 논리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데이터 분석 엔지니어가 개입하지 않고도 마케터들이 직접 정보 분석을 할 수 있는 BI를 구현한다는 생각이다. BI 애플리케이션의 사용 편이성을 강화해 특별한 사용자 교육 없이도 마케터들이 즉시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박현선기자 hs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