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 LG전자 · 지상파 4사, OHTV 표준화 나선다

삼성 · LG · 방송 4사, OHTV 표준 추진

삼성전자 · LG전자, 지상파방송 4사가 손잡고 `오픈하이브리드(Open Hybrid) TV` 방식의 차세대 디지털TV 표준 마련에 나선다. OHTV는 지상파 방송사들이 전파와 IP망을 이용하는 차세대 TV방식으로 세계 방송사업자들이 표준선점에 나서고 있는 분야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TV제조사와 KBS · MBS · SBS · EBS 방송 4사는 오는 11월 기존 방송망과 인터넷망(IP)을 동시에 사용하는 이른바 `오픈하이브리드TV(OHTV)` 실험서비스에 들어간다. 올가을 스마트TV를 출시할 소니와 구글의 연대에 맞서, 한국 가전사와 방송사가 공동으로 주파수 효용성을 한층 높인 새로운 TV 규격을 마련하기 위해 추진한다.

우리나라 OHTV는 차세대방송표준포럼에 참가하는 6개사를 중심으로 진행되며, 서비스 결과에 따라 국가표준 채택 및 상용화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세계 TV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참여함에 따라 유럽 시장을 겨냥한 다양한 표준기술이 개발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나라가 개발 중인 OHTV는 하이브리드 방송 표준인 HBBTV(Hybrid Broadcast Broadband Television)에 기반을 두고 있다. OHTV 표준화는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를 중심으로 추진 중이다.

방송사는 가전업체에 실험서비스에 사용될 OHTV 20여대를 각각 개발해 줄 것을 요청했으며,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에 대해 논의 중이다.

LG전자 관계자는 “2년 전부터 표준작업이 시작됐으며, 기본 서비스에 대한 규격은 상당수 완성됐다”며 “우리나라 디지털TV 표준으로 채택된 미국의 방송규격인 ATSC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ATSC 2.0 버전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OHTV는 스마트TV보다 확대된 개념으로 기존 전파를 이용한 방송은 물론이고 IP(Internet Protocol)망을 리턴채널로 활용해 양방향 데이터방송이 가능하다. TV방송은 전파를, 인터넷은 IP망을 이용한 스마트 TV와는 달리 OHTV는 기존 스마트TV 장점에다가 유휴 방송주파수 대역에서 3D콘텐츠를 비실시간(NRT:Non-Realtime)으로 제공할 수 있다.

다양한 부가서비스도 가능하다. 지상파 방송을 시청하는 전국 1900만가구는 TV방송을 시청하면서 실시간으로 주문형비디오(VoD)를 요청하거나, 온라인 기반의 동영상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가령 특정 드라마를 시청하다가 지난 회차 줄거리가 궁금할 경우, PC를 켜지 않고도 TV에서 바로 주문해 볼 수 있게 된다. 더욱 진화된 전자프로그램가이드(EPG) 기능도 제공한다.

KBS 관계자는 “OHTV는 지상파 방송과 관련된 양방향 서비스를 가능케 하는 것이 핵심으로 규격이 논의되고 있다”며 “실험서비스는 차세대방송표준포럼에 관련된 기관 및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정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