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원칼럼] 소셜미디어와 사회자본

한상기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교수)



소셜미디어가 급속도로 팽창하고 있다. 소셜미디어에는 블로그, 싸이월드나 페이스북으로 대표되는 소셜네트워킹 서비스, 유튜브나 다음 티비팟 같은 미디어공유사이트, 트위터, 미투데이가 대표하는 마이크로 블로깅, 아고라 같은 포럼 등 그 종류도 매우 다양하다.

이러한 소셜미디어의 확대가 새로운 개인 의사 표현의 공간인 것은 사실이고, 정보의 확산과 공유에 매우 큰 영향을 주고 있는 반면, 과연 우리 사회의 사회자본을 증가 시키고 있는가에 대해 묻고 싶다.

사회자본은 사회학자, 정치학자, 경제학자들에 의해 정의되고 논의되어 왔으며, 기본적으로 규범, 호혜성, 신뢰 등 공동체 발전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속성으로 설명되고 있다. 로버트 퍼트남 교수는 사회자본의 여러 요소 중 시민 참여의 연결망이 선행되고 이를 통해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협력하는 경험을 확산시키며, 소통을 통해 공동체의 행위자들에 대한 평판의 전달이 활성화 되어 결국 행위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행동을 하게 만든다고 주장한다. 나아가서 이런 사회자본이 민주주의를 구축하고 유지하는 가장 핵심 요소라고 말하고 있다.

소셜미디어는 이러한 시민 참여의 새로운 연결망이고 디지털 민주주의의 기초로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러나 과연 소통의 원활함과 신뢰 구축에 긍정적으로 기여하고 있는 가에 대해서는 아직 미비한 점이 많다고 본다.

미국 퓨 리서치 센터의 2009년 11월 조사에 의하면 미국인들이 사회적 고립감을 느끼는 비율은 1985년 이래로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인터넷이나 모바일 폰의 도입이 고립감 해소에 어느 정도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30%의 미국인이 3인 이상의 가까운 토의 상대를 갖는 것에 비해 인터넷 사용자는 34%, 모바일 폰 사용자는 32%가 그렇다고 한다.

국내에서 다양한 소셜미디어가 확산되는 것이 과연 이러한 고립감 해소와 사회적 지원의 수준을 향상시키고 공동체의 결속감을 증대하고 있는지, 신뢰 구축에 긍정적 역할을 하고 있는 지에 대해 따져보고 그 효과를 올리기 위한 노력이 무엇인지 살펴볼 때라고 본다.

특히 가장 중요한 요소인 참여자들이 서로 신뢰할 수 있는 행동을 하게 만들기 위해서 우리가 갖춰야 할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고 이를 구현하기 위한 구체적 실천 방안을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디지털 평판 시스템, 위치 정보의 확인, 소셜미디어 생성자에 대한 정체성 기만의 최소화, 글의 투명성 확보 등에 대한 노력이 없이는 신뢰할 수 없는 루머의 양산과 겉잡을 수 없는 수준 이하의 콘텐츠의 남발만이 있을 뿐이다. 이는 결국 사회비자본의 양산이고 공동체의 황폐화만 불러올 뿐이다.

기업에서도 소셜미디어 마케팅에 대해 매우 높은 관심을 갖고 서둘러서 참여하고 있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 에이전트를 키우는 것이고 이를 통해 고객과 소통하고 진정성과 투명성을 갖춰야 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