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탄생 90주년]2010 TV를 말하다(하)

<하> 스마트TV, TV 생태계를 바꾸다.



요즘 국내외 TV업체 경영진의 최대 관심사는 구글과 애플의 행보다. “과연 TV가 휴대폰의 전철을 밟을 것인가?” “안드로이드TV, 애플TV의 파괴력은 얼마나 될까?” 등이 풀어야 할 숙제로 던져졌다. 나이키의 경쟁 상대가 닌텐도로 지목되는 것처럼, 디지털 컨버전스 환경에서는 앞으로 글로벌TV 시장을 놓고 삼성전자·LG전자가 구글·애플과 치열하게 경쟁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전자회사들이 휴대폰 분야에서 워낙 비싼 수업료를 치룬 탓인지, TV에서만큼은 실기를 하지 않겠다는 비장감이 흐른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스마트TV는 하반기 눈여겨 봐야할 부분으로, 오는 12월 시장이 열릴 것”이라며 “지금도 인터넷이 되는 TV는 있지만, 스마트TV에서는 애플리케이션 스토어의 중요성이 높아질 것이다. 한국 기업들도 준비를 하고 있어 휴대폰에서 받은 충격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휴대폰 및 TV용 소프트웨어 또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 중인 콘텐츠 업체들 역시 새로운 시장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중이다. 스마트TV는 국가 대표선수들이 지금까지 전혀 경기를 펼쳐 보지 못한 경기장에서 축구를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원가 경쟁력과 기술차별화가 중요한 3DTV, LED TV와 달리 콘텐츠, 애플리케이션의 중요해 지는 새로운 TV생태계가 만들어 질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특히 세계적인 IT기업 4인방으로 불리는 소니와 구글, 인텔, 로지텍의 합작품은 어떤 형태로든 세계 시장에 적잖은 파장을 불어올 전망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물론 현재까지 구글TV에 대한 전망과 평가는 엇갈린다. 소위 `핵폭풍론`은 구글TV가 새로운 카테고리를 형성하면서 아이폰처럼 엄청난 파괴력을 지닐 것이라는 분석에 기인한다. 이와 반대로 TV 사용자 환경에 맞지 않는다라는 부정론도 제기된다.

삼성전자는 올 가을 출시될 소니-구글 합작품에 관심을 보이면서도 스마트폰과 스마트TV는 분명 다르다는 쪽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LG전자는 스마트TV팀을 두면서 미래 TV사업에 대비하고 있다. “전혀 생각도 않했던 구글과 애플이 TV를 한다고 한다. 내부적으로 컨버전스에 따른 기회선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도현 LG전자 부사장(CFO)은 이 같이 이미 예고된 새로운 선수(?)들의 출현에 대한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일본의 TV전문가들은 스마트TV가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의미있는 제품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 테크노시스템리서치 스즈키 하야시 마케팅본부장은 “소니는 구글, 인텔과 협력해 스마트TV 비즈니스와 온라인 비즈니스를 확장하는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