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30나노 D램 세계 첫 양산

삼성전자가 이달 양산에 들어간 30나노급 2Gb DDR3 D램으로 만든  노트북용(SoDIMM) 메모리 제품.
삼성전자가 이달 양산에 들어간 30나노급 2Gb DDR3 D램으로 만든 노트북용(SoDIMM) 메모리 제품.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30나노급 D램 양산에 돌입했다. 경쟁사에 비해 최소 6개월, 길게 1년 반 이상 앞섰다. 지난 5월 당초 계획보다 두 배 늘린 11조원의 반도체 부문 투자 계획 발표에 이어 차세대 제품 양산에서도 1년 이상 시차를 둬 경쟁사와의 격차를 더욱 벌리는 ‘초격차 전략’을 가속화했다.

삼성전자는 35나노 2기가비트(Gb) DDR3 D램을 이달 양산하기 시작했다고 21일 밝혔다.

지난해 7월 세계 최초로 46나노 DDR3 D램을 양산한 지 1년 만이다. 35나노 D램은 웨이퍼당 생산량이 40나노급 제품에 비해 60%, 50나노~60나노급 D램에 비해 두 배 이상 많다. 그만큼 원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경쟁사인 하이닉스는 내년 초 30나노급 양산을 목표로 하며, 마이크론과 엘피다는 마이크론 진영이나 엘피다 진영은 올해 4분기께에야 40나노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40나노~50나노 제품 비중을 연말께 90% 이상으로 높이고 30나노급도 1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경쟁기업에 비해 원가구조가 뛰어난 만큼 삼성전자가 마음만 먹으면 원가 인하 등을 통해 후발기업을 압박할 수단을 갖게 되는 셈이다.

더욱 미세화한 30나노 제품의 데이터 처리속도는 PC용 제품이 최고 속도인 2133Mbps를 구현했다. 기존 DDR3보다 1.6배, DDR2보다 3.5배 빠르다. 전력사용량도 크게 줄어든다. 데스크톱PC에 4GB 용량의 메모리를 쓰면 30나노급 2Gb D램 기반의 모듈은 시간당 소비전력이 1.73와트에 불과하다. 현재 D램 시장의 주력 제품인 50나노급 D램 기반 모듈(소비전력 4.95와트) 대비 소비전력을 절반 이하로 낮출 수 있다.

삼성전자는 절전 성능을 앞세워 전력사용량이 많은 서버 분야를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부터 서버기업들과 소비전력량 감소를 강조한 ‘그린 DDR3’ 프로모션을 진행해왔다. 삼성전자는 30나노급 2Gb DDR3 D램 양산에 이어, 올해 안에 30나노급 4Gb DDR3 D램도 양산해 30나노급 D램 시장을 조기에 확대할 방침이다. 조수인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메모리담당 사장은 “업계 최고의 친환경 ‘그린 메모리’ 30나노급 D램으로 서버 고객은 물론이고 PC 고객까지 만족할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