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포럼] 모바일 빅뱅을 바라보며

[리더스포럼] 모바일 빅뱅을 바라보며

 이성옥 한국정보산업연합회 상근부회장 sol@fkii.org

 

 요즘 개최되는 상당수 IT행사의 주제는 모바일이나 스마트폰과 관련된 것이다. 내가 속한 한국정보산업연합회도 최근 ‘모바일 빅뱅, 한국 IT산업에 위기인가 기회인가’를 주제로 ‘IT 정책포럼’을 개최한 바 있다. 이렇듯 모바일과 스마트폰은 올해 IT 분야의 최대 이슈다. 약 10년 전 초고속인터넷이 온 가정과 회사에 급속히 보급되면서 인터넷 시대를 연 후 10년 만에 찾아온 제2의 IT 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아이폰 출시로 촉발된 이러한 모바일 빅뱅을 바라보면서 한편으로는 그동안 새로운 변화의 힘을 읽지 못했을 뿐 아니라 이러한 변화의 힘을 주도하려는 노력도 부족했던 우리의 대응에 아쉬움이 많다.

 이에 나는 미래 모바일 강국이 되기 위해 우리 IT산업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 본다.

 첫째, 우리 IT기업은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이나 기업을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도전 DNA를 가져야 한다. 언제부턴가 우리는 폐쇄적인 비즈니스 환경과 갈라파고스식 규제에 갇혀 스마트폰이나 앱스토어와 같은 혁신적 비즈니스 창출에 대한 내재된 본능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따라서 이러한 혁신과 도전의 DNA가 다시 우리 몸속에 작동하기 위해서는 개방과 상생의 시장 환경에 대응한 신속한 비즈니스 사고의 전환과 함께 잠재된 창의성의 발휘를 저해하는 규제의 개선이 요구된다.

 둘째, 선순환의 모바일 생태계 조성이다. 모바일 분야는 단말기-서비스-소프트웨어-콘텐츠로 이어지는 선순환적인 역동적 생태계 조성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 기업들은 개방과 상생의 새로운 비즈니스 환경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하며 정부도 모바일 생태계상에서 기술 개발, 규제 완화, 서비스 활성화 등이 유기적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정책 조정과 협력이 필요하다.

 셋째,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에 대한 이해다. 소프트웨어는 비용 대비 효용이 가장 높은 투자로 우리가 지금 경험하고 있는 모바일 빅뱅에서도 플랫폼과 애플리케이션 등이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우수한 IT 인프라와 창의적인 인재를 가진 우리나라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분야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으며 이를 위해선 소프트웨어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 제고와 함께 창의력 있는 인재들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인력의 처우 개선이 수반돼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철저한 글로벌 지향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커뮤니케이션을 기반으로 하는 산업 속성상 모든 모바일 제품과 서비스는 세계 시장을 무대로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개발 및 마케팅 전략을 가져야 한다. 우리나라도 유튜브나 페이스북과 견줄 만한 서비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로 진출하지 못하는 것이 바로 언어와 문화의 글로벌화가 미흡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바일 시대에서는 모든 제품과 서비스도 언어와 문화에 대한 글로벌화를 지향해야 한다.

 작금의 모바일 빅뱅을 어떻게 해석하는지에 따라 우리에게 위기일 수도, 기회일 수도 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점은 모바일 빅뱅이 그동안 침체된 우리 IT산업의 성장 돌파구를 제공했다는 점이다. 스마트폰 확산과 무선인터넷 활성화가 IT산업에 꿈과 희망을 불어넣고 여러 분야에서의 모바일 활용을 촉진한다면 모바일 빅뱅은 IT산업계에 제2의 도약의 기회가 될 것이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스마트폰 몇 대 더 파는 것보다 어떻게 하면 모바일 빅뱅을 통해 IT산업을 선진화, 글로벌화할 수 있을지를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