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소스 SW 전성시대, 모르고 쓰면 `독`] <하>보약으로 쓰는 법

중소기업 대상 분석 시스템 `코드아이` 제공

 “저작권 관리 조직과 프로세스가 없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SW) 전문기업 관계자들이 말하는 국내 기업의 가장 큰 문제점이다. 오픈소스의 일관된 관리체계가 없다 보니 저작권 소송 위협에 노출돼 있을 뿐만 아니라 기술 경쟁력 확보도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IDC조사에 따르면 2008년 전 세계 오픈소스 SW 시장 규모는 29억달러에 이른다. 연평균 22.4%씩 성장해 2013년에는 81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등 성장세도 눈부시다. 그만큼 글로벌 기업들의 오픈소스 SW 활용이 늘어나는 추세다. 자유로운 접근이 가능한 오픈소스 SW는 최신 기술 습득이 쉽고, SW 개발기간 단축은 물론이고 비용 절감, 특정 기술 종속방지의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선진 기업은 이 때문에 오픈소스 SW 저작권 관리뿐만 아니라 개발 방법론에까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 과정에서 오픈소스 커뮤니티를 적극 활용하는 외부와 교류도 활발하다.

 하지만 국내에는 오픈소스 SW 정책을 마련한 기업이 전무한 상황이다. 최근 국제저작권단체의 지적을 받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부랴부랴 관리체계를 새로 만드는 정도다.

 전문가들은 오픈소스 SW 저작권 문제를 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철저한 관리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우선 SW 개발 기획 시점부터 해당 과제에 오픈소스 SW를 활용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어떤 프로그램을 사용할지를 판단해야 한다.

 자체 개발한 소스코드를 공개해도 무방한 때에는 특별히 구현 방법에 신경쓸 필요가 없다. 그러나 소스코드 공개를 원치 않는다면 오픈소스 SW 라이선스 의무사항과 활용하고자 하는 형태에 따라 다양한 사례가 발생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개발이 완료된 후에는 개발 결과물인 소스코드의 실질적인 검증 작업이 필요하다. 개발 계획 자체로는 지재권 문제가 없었더라도 실제 구현 과정에서 개발자가 오픈소스 SW 라이선스 검증 없이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품화 단계에서는 사용한 오픈소스 SW를 라이선스별로 분류하고 각 라이선스에서 준수해야 할 사항을 실제로 제품에 반영해야 한다.

 최영규 삼성테크윈 상무는 “기업 내 오픈소스 SW 관리 체계가 구축됐다고 하더라도 협력사를 통해 검증되지 않은 오픈소스 SW가 유입되는 사례도 많다”며 “오픈소스 SW 저작권 검증을 의무화하는 외주개발 프로세스 정립도 시급하다”고 말했다.

 대기업에 비해 오픈소스 SW 저작권 인식이 더욱 낮은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 차원의 홍보와 지원도 시급하다. 이들은 비용 때문에 라이선스 검증 도구 등을 구매하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이에 따라 이달 말 오픈소스SW 라이선스 비교·분석·검사 시스템 ‘코드아이’를 서비스한다. 코드아이는 영세한 중소 기업에 한해 무료로 오픈소스 SW 라이선스 정보 제공과 라이선스 정책에 어긋나는지를 분석해 준다. 중소기업의 저작권 분쟁을 최소화하기 위한 일환이다.

 방효근 한국저작권위원회 기술연구소 과장은 “저작권위원회는 오픈소스 SW 라이선스 유형별 DB 확보를 추진 중”이라며 “올해 말까지 1000만건 이상의 DB를 보유한 국내 유일의 오픈소스 SW 데이터웨어하우징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