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 BIZ+] CJ인터넷 BI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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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가 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날이 흐려지면 다시 매출이 오를 것입니다” CJ인터넷의 A 과장은 작년까지만 해도 ‘매출이 떨어진 이유’에 대해 이렇게 보고했다. 비가 오면 사람들이 외출을 꺼리게 되고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는 만큼 게임을 하는 시간도 많아져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올해부터 A 과장은 이 같은 대답을 하지 않는다. 날씨의 맑고 흐림이 매출에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비가 온다고 해서 반드시 매출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바로 CJ인터넷이 비즈니스인텔리전스(BI) 시스템을 도입해 전사적으로 추진한 분석기반 서비스 향상 프로젝트 덕분이다.

 ◇분석역량만이 ‘살길’…단계적 BI 추진=60여종의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는 CJ인터넷의 회원 수는 약 2500만명에 달한다. 2008년 하반기 CJ인터넷은 신규 게임 서비스와 아이템 개발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고객 분석 역량을 제고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판단했다.

 현상필 CJ인터넷 정보전략팀 부장은 “서비스 변화에 따른 게임 사용자들의 반응과 매출 간의 직·간접적 영향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다면 기대한 만큼의 성장을 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있었다”면서 “매출과 손익 데이터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만큼 직관적 예측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근거 데이터가 조금만 바뀌어도 결과물을 얻기까지 2~3일을 추가로 소모해야 했다는 것이다.

 시시각각 변하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많은 경쟁 게임업체들이 게임 사용자 분석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빠른 의사결정’이 곧 경쟁력 제고의 지름길이라는 판단도 작용했다. 이에 CJ인터넷은 ‘분석역량 확보’를 전사적인 목표로 정하고 이를 위한 향후 5년간의 중장기 로드맵을 그린 후 2009년 하반기 본격적인 BI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1단계 과제는 정보를 모으는 일이었다. 분석 대상과 범위를 정했다. 우선 ‘마구마구’ 등 2, 3개 주요 게임과 신규 전략 게임인 ‘서유기전’ 등에서 시작해 단계적으로 확산하기로 했다. 방문자 정보부터 서비스 항목, 날짜 등 데이터들을 모아 데이터 마트를 구축했다. 이어 2009년 9월 SAS 툴을 기반으로 시스템 구축에 착수했다. 약 3개월간 시스템 구축을 진행해 지난해 말 시스템을 정식 가동했다.

 데이터 기반 BI 시스템 적용 후 CJ인터넷은 날짜와 기후 변수 등에 대한 직관적인 판단들이 모두 틀렸다는 것을 알게 됐다. 현 부장은 “매출에 관여하는 충성도 높은 사용자들의 행동 패턴이 날씨와 별다른 관계가 없다는 것과 함께 실제 매출과 손익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 무엇인지를 알게 됐다”며 “사용자수와 기본정보는 물론 연간 5000만건 이상에 달하는 결재정보, 매출과 서비스의 조합 등을 비교 분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 양성으로 시스템 구축 효과 ‘극대화’=올 초까지 시스템 구축과 안정화를 염두에 뒀다면, 올해 하반기와 내년 이후에는 전문가 양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 분석인력, 기획인력, 운영인력 등 BI 전문가가 많아지면 장기적으로 독립된 사업부 단위로 확장시킨다는 계획이다. 또 사내 전문가가 확산되면서 더 좋은 정보에 대한 필요성도 높아지고 이를 위한 시스템도 더욱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CJ인터넷은 이번에 도입한 SAS의 EG시스템의 경우 사용자들의 ‘창의적 역량’이 시스템 활용도를 결정하기 때문에 전문 인력 양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창의적 역량이란, 사업에 영향을 주는 변수들에 대한 새로운 조합과 예측 기반 분석물을 산출해내는 능력을 의미한다.

 공격적인 인재 확보를 계획하고 있는 CJ인터넷은 향후 3년 내 전 직원의 30%에 이르는 100여명의 직원을 창의적 역량을 갖춘 ‘파워유저’ 수준으로 양성한다는 목표다. 교육을 통해 올해만 이미 30명의 파워유저를 양성했다. 더 나아가 올해 추진하는 전사적자원관리(ERP)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내년 이후 ERP 데이터 또한 분석 기반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이미 확보된 분석역량이 있는 만큼 경영 전반에 걸쳐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스템 가동 후 5개월이 지난 지금 벌써 눈에 보이는 성과들을 얻고 있다. 가장 큰 효과는 분석 시간이 단축됐다는 점이다. 현 부장은 “과거에는 새로운 요인에 대한 분석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데이터 추출부터 가공, 분석까지 3일이 걸렸다면, 이제는 단 1시간 안에 시나리오 생성부터 결과물 확인은 물론 리포트 작성까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회원평가, 고객관계관리(CRM), 매출분석, 사이버 캐시 흐름, 판매 예측 등 각종 정보를 분석한 후 이 분석결과를 이벤트, 서비스 가격, 각종 관리를 위한 정보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다.

 공격적인 인재 역량 강화와 함께 BI 시스템의 근거 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는 전사 데이터의 표준화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 일환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기존 데이터를 새로운 데이터 구조에 맞게 변환할 예정이다. 현 부장은 “데이터 정비가 끝나고 새 사용자층이 확보되는 내년 상반기 이후면 BI 시스템 구축 효과가 눈에 띄게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사용자들의 수준이 높아질수록 더 높은 데이터와 시스템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미니인터뷰> 현상필 CJ인터넷 정보전략팀 부장

 --게임 산업에서 분석 역량이 중요한 이유는.

 게임산업은 사업자간 경쟁이 아닌 개별 상품간 경쟁이다. 따라서 고객 자체에 대한 분석보다 시시각각 일어나는 트랜잭션과 패턴에 대한 분석이 더 중요하다. 띠라서 매출과 소비간 연관관계에 대한 적시 분석 역량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날씨 등 기후변화, 경제 성장률 등 다양한 요소 파악에 대한 과학적 분석역량이 서비스 산업의 핵심 역량으로 자리잡고 있다.

 

 --BI 툴로 SAS 제품을 도입한 이유는.

 몇 가지 외산 패키지를 두고 재무적 안정성, 유지보수 용이성 등의 관점에서 다각도로 검토했다. 특히 SAS 툴의 경우 활용도에 따라 효과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높은 활용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전문 인력을 확보해야 하는 만큼 총소유비용(TCO) 관점에서 볼 때 다른 툴에 비해 투자비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하지만 전사적으로 분석역량 확보를 전략 과제로 삼았기 때문에 투자 비용보다 경영 효과에 중점을 두고 SAS툴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BI 시스템 구축에 따른 효과는.

 아직은 정량적 측면에서 기대효과를 판단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다. 분석에 필요한 새로운 정보들을 수집하고 결과물을 보고하기 위한 시간이 과거 평균 72시간에서 지금은 평균 1시간 수준으로 단축됐다는 점이 가장 큰 성과다. 적시 판단 능력이 높아지면서 이를 실시간 마케팅 정보로 활용할 수 있게 되고, 또 서비스 개선에 반영할 수 있다는 것은 획기적 효과라고 할 수 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