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한국 TV 개발자 모셔라"

 구글이 국내 TV 개발자의 새 ‘블랙홀’로 떠올랐다.

 구글이 최근 국내 기업에 근무하는 TV 개발자 영입에 나섰으며, 입사 희망자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칫 국내 TV전문가의 엑소더스를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올 초부터 인력을 채용을 시작했다”라면서 “최근 본사의 TV시장 진출 선언 이후 채용 문의와 지원서 접수가 급증했다”고 30일 밝혔다.

 구글코리아는 지난주 월드IT쇼(WIS)에 인력채용부스를 마련, 관람객에 입사 지원서를 나눠줬다. 특히 TV개발자가 아닌 이에게도 추천을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구글코리아는 구체적인 규모를 밝히지 않은 채 “상당수 인력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소 수십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구글은 TV 전문가 중 컴퓨터시스템, 소프트웨어, 아키텍쳐 관련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엔지니어를 찾는다. 특히 임베디드 리눅스 개발 경험은 물론 디지털AV, 미디어플레이어, 셋톱박스(STB), 리눅스·유닉스(Unix)와 같은 오픈소스 개발 경력자를 우대할 방침이다.

구글은 1차 서류테스트를 통과한 경력사원을 대상으로 미국 본사 HR담당자와 국내 TV개발팀 책임자들이 면접을 실시한다. 채용된 이들은 캘리포니아 마운틴 뷰 구글 본사의 연구개발(R&D)센터 또는 구글코리아 내 TV팀에서 리눅스, 안드로이드 및 크롬 등을 TV와 접목하는 역할을 맡는다.

구글은 검색엔진으로 온라인 시장을 평정하고, 독자 운용체계인 안드로이드를 앞세워 휴대폰 시장에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으나 TV 분야엔 아직 낯설며, 이 분야의 엔지니어도 크게 부족하다. 구글이 글로벌TV 시장 1,2위인 삼성전자, LG전자가 있는 한국의 풍부한 인력풀(Pool)을 활용하려는 배경이다.

국내 TV업체로부터 구글로 얼마나 옮겨 갔는지 파악되지 않았다. 하지만 구글이 국제적으로 선망을 받는 기업인 데다 국내 TV엔지니어가 그간 각광을 받지 못한 편이라는 점에서 대규모 이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국내 TV업체도 이를 막으려고 애를 쓸 것으로 보여 TV 개발자들의 몸값이 오를 전망이다.

구글은 경제전문지 포천(Fortune)이 선정한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 1위에 오르기도 했으며 매일 3000개의 입사지원서와 1300통의 이력서가 쇄도하는 인기 기업이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