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차세대 나노 소재 `그래핀` 상용화

삼성전자가 차세대 나노 소재로 불리는 `그래핀` 상용화의 길을 열었다. 휘는 디스플레이와 초고속 반도체 시대가 조만간 실현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성균관대 연구팀은 13일 그래핀을 적용한 플렉서블 나노전력발전소자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다음주 국제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트리얼스`의 표지 논문으로 소개될 정도로 주목을 끌고 있다.

그래핀은 탄소와 탄소가 육각형 형태로 서로 연결돼 벌집 모양의 평면 구조를 이루는 물질이다. 원자 한 층 정도의 두께로 눈으로 볼 수 없을 만큼 얇고 투명한 종이를 생각하면 된다.

그래핀은 화학적으로 안정성이 높고 탄소로 구성돼 있어 전기전도성이 뛰어나다. 현재 반도체에 사용하는 실리콘보다 전기전도성이 100배 이상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투명도가 높고 휘거나 늘려도 기존에 가진 특성이 변형되지 않는다. 접는 디스플레이나 입는 컴퓨터가 가능한 것은 이 때문이다.

삼성전자-성균관대 연구팀은 지난해 초 국제학술지인 `네이처`에 대면적 그래핀 합성기술을 발표하면서 그래핀 상용화 가능성을 열었다. 그래핀은 우수한 성질을 가진 신소재였지만 상용화를 위한 대면적 합성 기술 개발이 난제였다. 이번에 연구팀이 개발한 나노전력발전소자는 외부의 전력 공급 없이도 휘거나 누르거나 진동을 주면 스스로 전력을 발생시키는 소자다. 차세대 디스플레이와 미래 IT기기, 에너지 소자 등에 적용할 수 있어 주목받아 왔다.

연구팀이 그래핀을 나노전력발전소자에 적용함으로써 휘는 디스플레이의 핵심 난제인 전력 공급 문제가 상당 부분 해결됐다는 평가다. 두루말이 디스플레이, 입는 휴대폰, 플렉서블 터치 센서 등의 상용화가 가시권에 들었다는 얘기다.

그래핀이 상용화되면 평소에 손목에 감고 시계나 휴대전화로 사용하다가 차 안에서는 내비게이션으로, 집에서는 이를 펼쳐서 PC나 TV 등으로 활용하는 디스플레이 개발이 가능해진다. 홍병희 성균관대 교수는 "지난해 4인치에 이어 조만간 30인치 크기의 그래핀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 < 용어설명 >

그래핀(Graphene) : 연필심에 쓰이는 흑연을 뜻하는 `그래파이트(Graphite)`와 화학에서 탄소 이중결합을 가진 분자를 뜻하는 접미사인 `ene`을 결합해 만든 조어다. 전기적ㆍ물리적 특성이 우수한 신소재로 휘는 디스플레이와 차세대 반도체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매일경제 이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