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방송 사업 진출한다

월트 디즈니와 `합작 PP` 설립

최시중 방통위원장(왼쪽 두번째)이 11일 방송통신위원회를 방문한 앤디 버드 인터내셔널 회장 일행과 환담하고 있다.
최시중 방통위원장(왼쪽 두번째)이 11일 방송통신위원회를 방문한 앤디 버드 인터내셔널 회장 일행과 환담하고 있다.

 SK텔레콤과 미국 월트디즈니가 합작해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를 설립한다. 월트디즈니의 PP 설립을 통한 국내 방송시장 진출은 처음이다. 손자회사인 CU미디어를 통해 케이블TV에 뛰어들었다가 철수한 바 있는 SK텔레콤도 직접 PP 사업에 진출한 것은 처음이다. 세계 메이저 영화사와 국내 최대 통신사업자가 손을 잡으면서 국내 미디어 시장에 적잖은 파장을 몰고올 전망이다.

 월트디즈니인터내셔널은 앤디 버드 회장을 수석대표로 하는 4인의 방한팀을 구성해 한국을 방문, 11일 SK텔레콤과 합작사 설립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두 회사가 설립하는 합작 PP는 월트디즈니의 콘텐츠를 케이블TV, 위성, IPTV 등의 방송 플랫폼을 통해 공급하는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월트디즈니가 국내 시청자에게 맞는 프로그램을 방영하려면 PP로 등록해야 하며, 이를 위해 한국 회사와 합작법인을 설립해야 한다.

 SK텔레콤과 월트디즈니의 구체적인 지분과 협력 범위는 알려지지 않았다. 두 회사는 12일 합작 사실을 발표할 예정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새로 설립되는 합작법인은 조만간 방송법상의 PP로 등록을 추진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기존 SK브로드밴드 IPTV의 PP 등록도 예정된 수순이어서 SO와 위성, IPTV에 모두 콘텐츠를 공급하는 PP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추진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월트디즈니와 SK텔레콤은 또 TV는 물론이고 PC, 휴대폰을 통해 끊김없이(심리스) 콘텐츠를 제공하는 이른바 스리스크린(3S:휴대폰+TV+PC) 서비스를 추진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집에서 TV로 보던 영화를 휴대폰이나 노트북 등 PC로 이어보는 서비스다. 특히 두 회사는 휴대폰을 통한 영화 콘텐츠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구현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월트디즈니는 지난해 온라인 게임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엔씨소프트·넥슨 등과 사업모델을 논의해 왔다. 본지 2009년 5월 11일자 1면, 5면 참조

 월트디즈니와 SK텔레콤 간 콘텐츠 협력이 앞으로 게임 등 더 다양한 분야로 넓혀질 것임을 예고했다.

 한편, 앤디 버드 회장 일행은 이날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을 만나 아시아 사업 현황 및 협력 등에 대해 환담했다. 지난해 5월 최 위원장의 월트디즈니 방문에 대한 답방이다.

 앤디 버드 회장은 이 자리에서 “한국은 IT 인프라를 기반으로 다양한 역동적인 실험이 가능한 실시간 테스트베드 환경을 만들어 놓고 있어, 한국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아날로그 시대를 풍미한 월트디즈니 콘텐츠가 디지털시대에도 그 가치를 더 높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월트디즈니는 한국기업과의 합작과 한국 방송통신산업의 현황과 정책에 대해 관심을 표명했으며, 방통위는 한국 기업의 콘텐츠 제작 시장 진출에 월트디즈니가 협력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