팹리스 채용 `2004년의 재림`

 신규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한 팹리스 업체들이 인력 충원에 나섰다. 수시채용이 일반적인 팹리스 업계에서 한꺼번에 인력을 채용하는 건 이례적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동운아나텍·씨앤에스테크놀로지·코아리버 등 팹리스 업체들이 활발하게 인력을 뽑고 있다.

 씨앤에스테크놀로지(대표 김동진·서승모)는 차량용 반도체 전장부품 분야 인력을 늘리기 위해 대대적인 인력 채용에 나섰다. 회사 설립 후 처음 두자릿수 채용 공고를 냈다. 씨앤에스는 아날로그반도체 설계 인력은 충분히 확보됐지만 디지털 인력을 뽑아서 조화를 이룰 계획이다. 이용준 인사팀 이사는 “장기 비전에 따라 스무명 이상의 인력채용도 고려 중”이라며 “이번을 시작으로 공채 문화가 정착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시스템반도체 분야는 인력 이동도 드물고 사람도 많지 않지만 회사의 비전과 합리적인 보상체계를 보고 지원하는 인재가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동운아나텍(대표 김동철)은 최근 공채 1기 신입사원 4명과 경력직을 포함, 총 7명의 직원을 맞아들였다. 팹리스 업계에서 신입 사원을 공개 채용한 것은 상당히 드문 사례다. 이 회사는 앞으로 LED 조명 구동칩 분야, 액세서리용 USB를 주력 사업으로 선정해 관련 분야 인력을 대폭 확충했다. 설계·기술지원·영업인력을 골고루 충원했다. 김동철 사장은 “중소기업이라 사람을 뽑는게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원하는 직원을 구해 향후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코아리버(대표 배종홍) 역시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BLU)에서 터치센서 구동칩으로 영역을 넓히고 5명을 충원했다. 이 회사 직원수는 지난해 25명 수준이었지만 벌써 서른명을 넘어섰다. 충원 인력 중에는 차세대 제품 개발 전문 인력과 마케팅 분야 전문가도 포함됐다. 코아리버는 제품 출시 주기가 빨라 고객 지원 인력 수요가 많았다. 배종홍 사장은 “인원 비대화를 우려해 최소한 필요한 인력을 뽑고 있지만, 벌써 이렇게 직원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적지 않은 팹리스들이 최근 시장 개선과 사업 확대 등에 따라 인력 채용을 늘리고 있다. 팹리스 업계의 채용 증가는 최근 팹리스 업계에 새로운 업체가 부상하고, 상장사가 늘어나 투자여력이 발생한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이는 5개 팹리스 기업이 상장되고 인력 채용 붐이 불었던 지난 2004년 팹리스 붐과 흡사하다. 현재 올해에만 에스이티아이, 이미지스테크놀로지가 상장된 데 이어 지난달 실리콘웍스가 상장 예심을 통과했다. 펄서스테크놀로지·코아리버·동운아나텍도 이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초까지 상장을 추진 중이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