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D·하이닉스 1분기 실적 `어닝서프라이즈`

 LG디스플레이와 하이닉스 1분기 실적은 말 그대로 어닝서프라이즈였다.

 2008년과 2009년 초 혹독한 치킨게임을 거쳐 단련된 두 기업은 사상 최대의 실적과 경쟁사를 뛰어넘는 영업이익을 나타내면서 승자독식 효과를 분명히 보여줬다. LG디스플레이는 권영수 사장이 직접 추가 투자를 발표하는 등 이를 계기로 1위 탈환 의지를 분명히 보여줬지만 하이닉스는 투자보다는 현금흐름을 중시하는 등 향후 행보는 차이를 나타냈다.

 ◇승자독식 효과 극명=LG디스플레이는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에 비해 소폭(0.5%) 감소한 5조8763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LCD 3위인 대만 AUO의 경우 1분기 매출이 2.9% 감소했다. 다만 CMO의 경우 이노룩스와 합병효과로 이전 분기에 비해 46.5% 증가했다. 영업이익률 측면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대만 기업과 큰 차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는 보다 극명하게 승자독식 효과가 나타났다. 하이닉스가 28%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한 반면 대만의 메모리 기업인 난야와 이노테라는 각각 마이너스9%와 11%의 적자를 기록했다. 두 회사의 매출도 전분기대비 각각 15%와 10%씩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크론과 엘피다는 같은 기간 각각 21%, 25%의 영업이익률을 기록, 하이닉스를 뒤쫒고 있는 상황이다.

 ◇투자전략에서는 상이=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이날 기업설명회에서 “AM OLED,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등 신사업 육성을 가속화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장기적으로 지속성장이 가능하도록 미래 성장 기반을 확고하게 구축해 나갈 것”이라며 “내년 하반기 AM OELD 생산라인 확충에 25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이미 파주에 구축하고 있는 월 4000장 규모의 OLED 생산 라인을 올 3분기부터 가동할 계획이다. 본지 4월 22일자 1면 참조

 LG디스플레이는 이번 생산 라인 확충으로 내년 하반기께 월 1만2000장 규모(원판투입 기준)의 AM OLED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여기서 휴대폰용 디스플레이는 물론 30인치급 TV용 OLED까지 출시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전날 이사회에서는 7270억원 규모의 파주 LCD 신규 공장(P9) 건설 투자도 확정했다. 2011년 4분기에 완공되는 신규라인은 11세대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박막형 태양전지도 올해 5세대급 파일럿라인을 구축하고, 2012년 광변환 효율 14%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하이닉스는 추가 투자 여부를 묻는 질문에 “현재까지는 추가투자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올해 2조3000억원 정도를 투자키로 발표한 바 있다. 하이닉스는 D램의 경우 비트 성장률을 업계 평균치인 40% 중반대, 낸드는 업계 평균치인 80∼90%보다는 소폭 높은 수치를 목표로 세웠다. 이에 따라 D램의 경우 시장 점유율 측면에서 낮춰질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하이닉스 측은 “경쟁사의 투자 규모를 감안하면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형준·양종석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