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떠오르는 中企·벤처] (6)네오와인

[클릭! 떠오르는 中企·벤처] (6)네오와인

 ‘IT기기 불법복제, 시스템반도체로 원천 봉쇄한다.’

 경기도 성남 분당에 위치한 네오와인(대표 이효승)은 90여 IT기기 업체에 복제방지 반도체를 공급한 복제방지 반도체 전문 팹리스 기업이다. 아직 직원은 23명에 불과하지만 지난해 37억원의 매출을 달성했고, 올해 초에는 창업보육센터 생활을 청산하고 자체 사무실도 구입하는 등 본격적인 성장기에 돌입했다.

 지난 2002년 건국대 창업보육센터에서 1인창조기업으로 출발한 이 회사가 안정적 성장기반을 확보하기까지는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 설립 당시 주력 아이템으로 선택해 개발에 올인했던 DVR칩세트를 출시도 못한 채 접어야 했고, 그러는 3년간 매출은 거의 없었다. 국책과제를 수행하면서 연명한 시절이었다.

 그러던 이 회사에 첫 매출이 발생한 것은 2004년 말이다. 한 셋톱박스 업체가 복제방지 반도체를 개발해 달라는 의뢰를 해 온 것. 네오와인은 이를 개발해 주고 10만원의 수입을 올렸다. 매출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초라했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이듬해부터 본격적인 매출이 일었다. 2005년 7억6000만원을 기록한 데 이어 고객사들 사이에 입소문이 퍼지면서 2007년 17억4200만원, 그리고 2008년엔 2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네오와인이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데는 동일한 집적회로(IC)를 생산한 후 각 업체가 원하는 코드를 삽입할 수 있도록 하는 기존 EPROM 방식과 고객사별로 각기 다른 암호화 코드를 지원하는 주문형 반도체(ASIC) 방식으로 개발한 것이 주효했다. 이를 통해 동일한 제품이라도 고객사가 다르면 호환이 되지 않도록 하고, 이렇게 개발한 칩을 해당 고객사에만 공급함으로써 불법복제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게 했다.

 이는 중국발 복제품이 가장 큰 골치거리였던 IT기기 업체들에 불법복제를 방지할 수 있는 대안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이 회사가 개발한 ‘ALPU(Algorithm License Permission Unit)’라는 이름의 복제방지 반도체는 셋톱박스는 물론이고 휴대폰·내비게이션·PMP·LCD TV 등 다양한 IT기기로 사용이 확산됐다. 수출도 적극 추진해 현재 매출의 50% 정도를 대만·중국·일본 등 해외시장에서 올리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23억원 늘어난 60억원의 매출을 거두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근 ‘어니언(Onion) 방식의 암호화 기술’도 개발, 해킹 가능성을 더욱 줄였다. 이는 양파가 껍질을 벗겨도 또 다른 껍질이 나타나듯 해킹을 당해도 또 다른 암호화 장벽이 반복해서 등장하도록 한 기술로 무려 2조 가지에 이르는 암호화 장벽을 만들어 준다. 또 IPv6 시대에 대비해 128비트에 이르는 일련번호를 부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ALPU’ M계열 제품군에 탑재, 출하 수량을 체크하는 양산관리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이효승 사장은 “이번에 개발한 어니언 방식의 암호화 기술은 ‘모든 암호는 시간이 지나면 깨진다’는 통설을 깬 획기적인 방식”이라며 “기술력을 바탕으로 복제를 방지하는 기술적 지원을 계속해 네오와인을 조 단위 매출을 달성하는 시스템반도체 회사로 키우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성남=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