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TV 반도체업체들 ‘나홀로 행보’

 전 세계적으로 모바일TV 서비스가 확산되고 국내에는 DMB 2.0 시대가 개막하는 등 모바일TV 시장 변화에 따라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대응전략도 구체화되고 있다. 그러나 각사의 정책이 엇비슷했던 이전과 달리 DMB 2.0 칩에 초점을 맞추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기존 모바일TV 시장에서 통합칩을 통해 새 활로를 모색하는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전략도 점차 분화되고 있다.

 아이앤씨테크놀로지(대표 박창일)는 최근 LG전자에 자사의 DMB 2.0 칩을 국내 최초로 공급하는 등 DMB 2.0 시장 공략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이다. 아이앤씨는 현재 휴대폰에 내장되는 지상파 DMB 통합칩 시장에서 90% 점유율을 차지하는 업체로 무선주파수(RF)와 DMB 디코더 통합 수신칩을 국내에서 처음 선보였다. 박창일 사장은 “국내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한편, 일본에서도 곧 좋은 소식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일본 모바일 TV 표준인 ISDB-T 수신칩 공급을 타진 중이라고 밝혔다.

 에프씨아이(대표 한상우)는 DMB 2.0보다는 통합칩 시장 공략에 더욱 집중한다는 입장이다. 이 회사 김천오 부사장은 “DMB 2.0 기술 개발은 이미 끝났지만, 그에 맞는 콘텐츠가 미비하기 때문에 시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오히려 올 상반기내 양산하는 RF·DMB 수신영상 디코더 통합칩 점유율을 높여 실적 상승을 이룬다는 계획이다. 하반기부터는 국내 점유율을 50%까지 끌어올려 약 4500만달러(한화 약 500억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다. 이 회사는 모회사인 실리콘모션의 유통망을 이용해 중국·일본·브라질 표준에 맞는 모바일 TV칩을 공급하고 있다.

 미국에 본사를 둔 지시티(대표 이경호)는 지상파·위성DMB 통합칩을 개발, 연내 양산에 들어간다. 이 회사 제이슨리 부사장은 “모바일 TV는 지시티의 한 사업군 중 하나로, 와이맥스(와이브로) 사업보다 비중을 두지는 않고 있다”며 “통신사업자의 움직임에 따라 칩 공급 시기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엔스퍼트(구 넥실리온)는 모바일 TV 기능이 있는 세트 제품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모바일 TV 칩만 판매하기보다 DMB와 멀티미디어 프로세서 등을 모두 합한 ‘미디어컨버젼스 시스템온칩(SoC)’을 개발할 계획이다. 인터넷전화(VoIP) 업체 인브릭스에서 생산하던 모바일인터넷디바이스(MID)에 탑재해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전략이다. 이 회사는 올해 SoC 분야에서 75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을 내놨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