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기업용으론 약점 많다

멀티태스킹 안되고 보안 취약…

 유무선통합(FMC) 환경을 구축하려는 기업들이 ‘아이폰 딜레마’에 빠졌다.

임직원의 선호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솔루션 설치와 각 기업의 보안 모듈 자체 적용 어려움, 애플이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 이외의 멀티태스킹 불가 등으로 인해 기업들이 FMC(Fixed Mobile Conversence)에 아이폰 활용을 꺼리고 있다. 단기간에 스마트폰 열풍을 불러온 아이폰이 정작 가장 큰 스마트폰 시장으로 부상한 기업 부문에서는 경쟁 단말에 자리를 내줘야 하는 상황이다.

◇기업시장…뒤바뀐 운명=아이폰 경쟁력의 핵심이 기업용 시장에서는 단점으로 부각된다. 먼저 각 기업에 맞는 솔루션과 보안기능 탑재에 한계점을 보인다. 모바일오피스 환경 구축을 위해 각 기업별 특화된 솔루션을 탑재해야 하지만 아이폰은 애플의 검증 프로세스를 거친후 반드시 앱스토어를 통해 다운로드 해야 한다. 기업용 애플리케이션과 보안기능을 앱스토어에 공개해야 하는 셈이다. 초기·대기화면 훼손이 불가능한 것도 비슷한 문제를 발생시킨다. 기업용 포털로 초기화면을 구성하는 등 기업이 자신들의 특성에 맞는 사용자환경(UI)을 구축할 수 없다. 또 오는 여름쯤에는 멀티태스킹(다중작업) 등 100여개 기능이 추가된 새 운영체제(OS) ‘아이폰 OS 4.0’이 탑재된 제품이 출시될 예정이지만, 현재는 애플이 제공하는 서비스 이외에는 멀티테스킹이 불가능하다. 이는 경쟁 단말들이 음성·데이터 및 그룹웨어 등 다양한 서비스를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것과 비교된다.

◇보안 문제 부각=최근에는 취약한 보안 문제가 아이폰의 기업용 진입에 제동을 걸고 있다. 애플이 제공하는 보안모듈 이외의 모듈을 적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개방 정책을 표방한 안드로이드폰이 자유롭게 보안모듈을 개발, 적용할 수 있는 것과 대비된다. 공공·국방 등 보안이 강조되는 영역에서 이 같은 단점은 더 부각된다. 특히 폐쇄적인 앱스토어 정책을 벗어나기 위해 아이폰의 플랫폼 구조를 사용자 임의로 변경하는 이른바 ‘탈옥(Jailbreak)’에 의한 해킹 가능성은 좀비폰 양산이나 개인정보 유출, 금융사고 등의 위험성을 갖는다. 이 같은 문제는 지난 주 전자신문이 개최한 ‘코드게이트 2010’ 국제해킹방어대회에 참석한 보안전문가들도 그 심각성을 지적했다.

◇아이폰은 개인용(?)=이 같은 단점에도 불구하고 탁월한 사용자 편의성은 아이폰의 뿌리칠 수 없는 매력이다. 실제 최근 전직원을 대상으로 아이폰을 지급한 KB투자증권은 사내 결제 및 이메일 등에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아이폰의 다양한 단점을 웹 기반 시스템을 통해 극복한 사례다. 기업 시스템이 웹 기반이라면 별도의 시스템 구축 없이도 웹으로 업무 처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아이폰의 웹 브라우저인 ‘사파리’에 최적화했다. 하지만 클라이언트/서버 기반의 회사들은 업무 시스템을 웹 기반으로 전환해야 한다.

FMC 구축업체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아이폰에 맞게 FMC 환경을 구축하기에는 문제가 많다”며 “구축 자체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그에 따르는 시간과 노력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고 지적했다.

KT 관계자도 “아이폰을 도입한 대부분 기업들도 인터넷전화(VoIP) 등 단순한 기능 활용이 주 목적”이라며 “아이폰은 모바일 오피스를 위한 기업보다는 개인에 어울리는 단말”이라고 설명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