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는 구글, 네이트는 트위터 ‘벤치마킹’

네이버와 네이트가 구글과 트위터의 장점을 배우기 시작했다. 지식 검색으로 포털 업계 1위에 오른 네이버는 세계 최강 구글의 빠른 검색 서비스를 빌려왔고, 미니홈피로 국내 최초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시대를 연 네이트는 세계 SNS 흐름을 주도하는 트위터의 기능을 가져왔다. 이는 스마트폰 혁명 등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인터넷 산업의 무한경쟁 시대에 포털 업체들이 주도권을 유지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NHN(대표 김상헌)이 최근 발표한 네이버 개편안에는 검색홈이 들어 있다. 검색홈은 말 그대로 검색에만 집중한 서비스다. 최대한 간단한 디자인에 검색 창 하나만 배치돼 있다. 이는 구글 사이트와 거의 같은 디자인이다.

NHN 측은 “구글과 디자인은 같지만 기존에 있던 간단 검색 기능을 이용자가 접근하기 쉽도록 전면에 내세운 것”이라며 “검색만 원하는 이용자들이 ‘빠른 속도’를 경험할 수 있도록 검색 엔진만 따로 떼어냈다”고 밝혔다.

SK커뮤니케이션즈(대표 주형철)가 최근 발표한 서비스 ‘팬’은 트위터의 ‘팔로우’ 개념과 일치한다. 팬은 일촌 관계가 아니라도 특정 이용자가 미니홈피에 조건 없이 올리는 게시물을 전달해주는 서비스다. 트위터 역시 상대방을 팔로우하면 그가 올리는 글을 동의없이 받아볼 수 있다.

SK컴즈 측은 “트위터의 일부 기능과 방향성이 같지만 미니홈피에는 보다 다양한 서비스가 마련돼 있다”라며 “일촌과 팬은 병행할 예정이며 콘텐츠 오픈마켓 서비스까지 연결해 폭넓은 SNS를 제공하겠다”라고 설명했다.

최경진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세계시장에서의 경쟁보다 국내 규제에 많이 묶여 있는 한국 인터넷 포털들은 미국의 모델을 벤치마킹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인터넷 이용자수 세계 1위인 한국에서 기업들이 창의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쉽게 시도할 수 없는 환경이 조성돼 있다는 점과, 기업들 스스로도 소극적인 자세라는 점이 아쉽다”고 전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