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VoIP 도입 `신호탄`

  육군이 기존 사용중인 H.323 방식과 접속설정프로토콜(SIP) 방식을 연동하는 인터넷전화(VoIP) 표준화를 추진한다. 육군이 기존 유선전화(TDM)를 보조 통신망으로 쓰고 국방정보통신망을 VoIP로 전면적으로 전환하는 신호탄으로 해석됐다. 유무선을 통합한 전술정보통신체계 구축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육군은 오는 5일까지 12개 VoIP 교환기 및 단말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VoIP 교환체계 연동을 위한 서비스 구현 프로토콜 자료를 요청했다. VoIP 전면 도입에 앞서 H.323와 접속설정프로토콜(SIP)로 이원화한 IP교환기 국제 표준 간 연동 규격을 마련하려는 조치다. 요청 대상에는 삼성전자, LG-노텔, 제너시스템즈, 한화SNC, 애드팍테크놀러지, 아크로메이트, 네이블커뮤니케이션즈, 뉴온시스, 다산씨엔에스, 유니씨앤 등 국내기업과 시스코, 어바이어, 알카텔-루슨트 등 해외기업이 두루 포함됐다.

 H.323 프로토콜은 패킷 교환 방식의 근거리통신망(LAN)에서 다자간 음성, 화상, 데이터 통신을 가능하도록 개발한 기술 방식이다. 그간 광대역 네트워크와 대규모 사용자를 지원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SIP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개발된 기술로 2007년 이후 나온 대부분의 VoIP 장비는 이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육군은 VoIP 사업에서 2013년부터 전력화를 목표로 진행중인 전술정보통신체계(TICN)과 원활한 연동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H.323과 SIP간 호환을 강조했다. TICN 사업이 기존 상용 기술과 IP교환기를 최대한 활용했기 때문이다. SIP가 개발되지 않았던 2007년 이전에 군에서 도입한 IP교환기 등 VoIP 장비는 H.323 프로토콜만 지원한다.

 두 표준의 연동이 이뤄지지 않으면 호 보류, 발신번호 표시, 회의통화, 연결대기음, 문자메시지 등 상용서비스와 강제할입, 방송(일제지령), 핫라인, 유무선통합 등 군의 필수서비스 연동이 제한을 받는다. 군이 국내외 VoIP 교환기 개발 업체에 프로토콜을 요청한 것도 이 같은 기술적 배경 때문이다.

 업체 관계자는 “육군은 국방정보통신망의 중심으로 유선이 아닌 VoIP로 전환하는 사업을 계획 중”이라며 “VoIP 교환 체계 연동을 위한 프로토콜 요청은 이를 위한 준비작업 차원으로 본다”라고 설명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