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아로직, 팹리스 신화 다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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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멀티미디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MAP) 전문업체 코아로직이 전열정비를 완료하고 올해부터 재기에 나선다.

코아로직(대표 서광벽)은 체질 개선, 제품 다각화, 칩 플랫폼화, 고객군 확장, 에코시스템 구축 전략을 바탕으로 올해에는 지난해 340억원의 두 배 가까운 매출을 올리고 흑자 전환한다는 목표다.

이 회사는 지난 한해동안 300명이 넘던 직원수를 100명 이상 줄여 현재의 190명 수준이 됐다. 삼성동 도심공항타워에 있던 사옥도 인근 융전빌딩으로 이전해 부대비용을 줄였다. 하지만 연구개발, 기술지원 인력 숫자는 그대로 유지해 내실을 다졌다.

코아로직은 지난 2006년 국내 팹리스 업계 역대 최고 매출액인 1902억을 기록하며 일약 ‘시스템반도체 신화’로 떠올랐다. 하지만 이후부터 매출이 줄기 시작했다. 주력제품인 MAP가 베이스밴드칩에 통합화되어 고객사가 코아로직의 제품 구매를 대폭 줄였기 때문이다.

지난 2007년 말 보광그룹 계열사인 STS반도체통신에 인수된 이후로도 매출 감소 추세가 이어졌다. 동종 업체인 엠텍비젼과 텔레칩스가 큰 흔들림이 없었던 것과 비교되면서 일각에서는 “코아로직은 끝났다”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실적이 급감했던 지난해에도 이 회사는 R&D투자를 지속했다. 서광벽 사장은 “회사가 어려워 홍보·경영 지원 인력을 감원했지만 회사의 장래를 위해서 R&D 투자는 줄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 끝에 코아로직은 올 초부터 신제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올해 출시했거나 출시를 앞둔 제품은 컨슈머용이 대부분이다. 내비게이션·블랙박스·DVR가 코아로직의 주요 전략 사업군으로 편입 됐다. 칩만 제공하던 종전 방식도 바꿨다. 제품을 플랫폼화해 고객이 포장만 하면 바로 제품을 팔 수 있도록 편의성을 높일 계획이다. 고객의 다양한 요구를 즉각 반영하기 위해 전국적인 ‘에코시스템’ 영업망도 구축한다. 컨슈머 제품의 주요 소비처인 중국 선전지역 연구소도 인력을 충원해 15명으로 운영한다.

서 사장은 “중국에 이렇게 많은 인력을 운영하는 팹리스 업체가 많지 않은 것으로 안다”면서 “중국에서 국내 팹리스가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신제품이 본격적으로 공급되는 하반기부터는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이라며 “올해를 코아로직 재도약의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