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T `CDMA 아이폰` 도입 가능?

 미국발 CDMA(코드분할접속) 방식의 아이폰 출시설이 나돌면서 통합LG텔레콤을 통한 국내 도입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이 애플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애플이 CDMA방식의 새로운 아이폰을 출시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를 하자 통합LGT 가입자들을 중심으로 국내 도입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통합LGT가 CDMA 방식인 ‘리비전A’를 채택하고 있어 GSM과 WCDMA 방식으로만 개발된 아이폰은 도입할 수 없었으나 애플이 통신 방식을 바꾼 신제품이 출시할 경우, 기술적으로 도입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해석 때문이다. 또한 애플이 국가별로 1개 사업자에게만 공급해오던 기존 방침을 변경한 것도 통합LGT를 통한 도입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요인 중에 하나다.

애플이 미국 시장을 겨냥한 CDMA 아이폰을 출시한다고 가정하면 통합LGT를 통해 국내 도입이 가능할까. 많은 통합LGT 가입자들의 희망과 달리 업계 전문가들과 LGT 관계자들은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

우선, 기술적인 문제가 걸린다. 미국 버라이즌과 통합LGT가 채택한 CDMA 방식은 같지만 서비스 주파수가 다르다. 버라이즌의 서비스 주파수 대역은 1.9㎓인데 반해 통합LGT의 주파수 대역은 1.8㎓로 차이가 있다.

휴대폰 제조사 한 관계자는 “주파수 차이로 인해 버라이즌용 CDMA 아이폰을 국내에 들여와 그대로 사용할 수 없다”며 “국내 서비스를 위해 부품 등을 교체해 별도로 개발해야하며 통신망과 연동 테스트 등을 거친 이후에야 서비스가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결국, 국내 서비스를 위해서 애플이 별도의 1.8㎓용 CDMA 아이폰을 개발해야 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시장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통합LGT 주파수 대역은 세계적으로도 유일하다. CDMA를 채택하고 있는 호주를 비롯해 홍콩, 인도네시아, 말레이지아 등 동남아국가들은 대부분 800㎒를 채택했다. 애플이 버라이즌을 제외하고 CDMA 아이폰을 별도로 제작한다면 시장 수요가 월등히 큰 800㎒ 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국내 3위 사업자인 통합LGT만을 위해 애플이 별도 신제품을 개발해줄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주파수 대역 차이가 결국 시장성 문제로까지 이어지는 셈이다.

이밖에 통합LGT가 스마트폰과 피처폰 모두 위피를 탑재하는 것도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이 아이폰에 위피 탑재를 거부하기 때문에 협상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통합LGT측은 위피 탑재를 의무화하지 않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는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통합LGT 현준용 PM사업본부 서비스개발실장(상무)은 “위피를 탑재하는 것은 고객들의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지 반듯이 탑재한다는 방침은 아니다. 특히, 아이폰은 워낙 많은 애플리케이션들이 있어 위피를 탑재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며 “그러나 CDMA 아이폰을 국내에 도입하기 위해서는 기술적으로 해결해야할 문제뿐만 아니라 시장성 보장 등 해결해야할 문제가 워낙 많아 섣불리 단정짓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