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칼럼]스마트폰도 인프라다

[ET칼럼]스마트폰도 인프라다

 스마트폰도 인프라다. 단순소비재가 아닌 산업과 서비스를 발전시키는 그런 좋은 의미의 인프라 말이다. 방송을 보려면 TV가 있어야 하 듯 스마트폰은 통신발전의 큰 부문을 차지하는 어엿한 인프라다. 정부가 매진하는 무선인터넷 인프라 구축도 결국 소비자 손 안에서 마무리된다.

 소비자는 통신네트워크가 어떻게 구축됐는지, 어떤 흐름을 따라 서비스가 구현되는지 알지 못한다. 그들은 단말기를 통해 음성통화를 하고, 단말기를 통해 애플리케이션을 즐긴다. 소비자에게 단말기는 서비스의 시작이자 끝이다.

 네트워크 구축, 서비스 구현, 적절한 요금제도 등 셋은 통신산업 발전에 매우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이곳에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 요소가 단말기 보급이다. 이들 네 박자의 적절한 조화 속에 통신산업과 서비스는 발전된다.

 통신사업자나 제조업체에 있어 소비자가 어떤 휴대폰을 가졌는지는 매우 중요하다. 수익을 결정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여기서 나오기 때문이다. 통신사업자들은 이를 가입자 기반(인프라)이라고 부른다. 소비자 손에 스마트폰을 들고 있으면 무선인터넷을 이용한 다양한 수익기반이 마련된다. 모바일 비즈니스 배경이 되기 때문이다. 음성통화 수익 이외의 다른 수익원이 나온다. 통신사업자들이 보조금을 내놓고 스마트폰을 확산하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집 안에 있는 텔레비전이 흑백인가, 컬러인가, 고화질 디지털인가를 구분하는 것과 비슷하다. HDTV와 기존 아날로그 TV를 놓고 비교하면 그 차이가 드러나 듯 스마트폰과 기존 피처폰 사이에도 이같은 격차가 존재한다. 방통위가 태스크포스팀을 만들어 2012년 12월말까지 기존 아날로그 TV를 디지털TV로 교체작업을 하는 것처럼, 피처폰도 스마트폰으로 서둘러 대체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스마트폰은 단순한 음성통화를 넘어 모바일 오피스로 진화하는 사무도구이자, 퍼스널 컴퓨터다. 정보통신부가 예전에 국민PC를 만들어 보급운동을 했던 것처럼, 디지털TV 보급확산 캠페인을 하며 보급형 DTV 생산을 종용했던 것처럼, 방통위는 오히려 국민 스마트폰을 만들고 보급에 나서야한다. 스마트폰 사용자를 늘리고, 그 가입자를 수용할 수 있도록 무선인터넷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 물론 적절한 무선인터넷 요금제를 만드는 일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삼성전자가 생각하고 싶지 않은 하나의 사실이 있다. 세계 최고의 삼성전자도 스마트폰에선 아쉽게도 애플이나 HTC에게 밀려 5위권을 유지한다 점이다.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더 큰 악몽은 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순위가 영원히 고착화되는 일일 것이다.

 지금의 스마트폰 성적표가 이어진다면, 정보통신의 미래도 없다. 삼성전자나 LG전자는 빠르게 스마트폰 초기시장을 선점하고, 그에 따른 표준을 주도하는 공격적인 행보를 해야 한다. 정부는 지금에라도 스마트폰 확산정책을 펼쳐야 한다. 경우에 따라 스마트폰과 기존 피처폰을 차별화하는 정책도 사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 보조금을 권장하고, 피처폰 보조금을 규제하는 방식이 그것이다. 당분간 경쟁이 본격화하는 스마트폰 시장은 규제의 대상이 아니라 진흥의 대상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상용 sr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