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열풍에 지상파 방송사 ‘비상’

라디오 앱 뿐 TV 모바일 비즈니스 모델 없어

스마트폰 열풍이 불어닥치면서 TV와 DMB 단말기 중심의 지상파 방송사 정책에 비상이 걸렸다.

그동안 지상파 DMB 외에 지상파 방송사들은 라디오 애플리케이션 정도만을 내놓을 뿐 TV방송에서 대해서는 특별한 모바일 비즈니스 모델이나 사업 전략이 없었다.

하지만,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요구가 높아진데다 각종 편법을 통해 스마트폰으로도 TV방송을 시청하는 사례가 나오면서 대응 전략수립이 급박해졌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BS·MBC·SBS·EBS 지상파 4사는 모바일 시장 변화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기술팀·정책팀 등이 주축이 된 모바일 전략 TF를 꾸려 머리를 맞대고 있다.

이들은 우선 가장 긴급한 문제로 실시간 방송 애플리케이션을 내놓을 것이냐는 문제를 두고 논의를 시작했다. 실시간 방송을 애플리케이션으로 제공하게 되면, 지상파 DMB와 영역이 겹치는 데다 시청률도 새롭게 산정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애플리케이션을 내놓지 않으면 어떤 방식으로든 TV방송을 시청하는 애플리케이션이 쏟아질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고민이다. 특히 지난 동계올림픽 기간에는 일부 해외 애플리케이션이 김연아 선수 경기를 스트리밍 서비스하는 사건도 일어나 이 같은 우려가 현실화됐다. 게다가 앞으로 아이폰 4GS나 아이패드 등 동영상에 더욱 최적화된 새로운 단말이 나올 예정이어서 다양한 대응 방안도 필요한 상황이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 새로운 수익모델을 발굴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판단도 있다. 실시간으로만 되는 DMB와 달리 애플리케이션은 실시간 방송과 VoD가 적절히 융합될 수 있어 시청자들을 끌어오는 요인이 될수도 있다.

그간 지상파 4사는 모바일 분야에서 사실상 각기 다른 행보를 걸어왔다. KBS의 경우 지난 1년 동안 DMB에 대한 투자가 거의 없었으며, SBS는 관계회사인 SBSi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개발 등에 공격적인 행보를 취하고 있는 상황이다.

DMB 사업권이 없는 EBS는 스마트폰을 기회로 모바일 분야를 강화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동으로 시장에 대해 연구를 진행하고, 공동으로 강화할 수 있는 분야를 찾겠다는 것이 공동 모임의 취지다.

이와 함께, 지상파 DMB 방송사들도 25일과 26일 제주도에서 DMB 2.0 확산을 위한 긴급 워크숍을 개최하는 등 시장 대응에 나섰다.

DMB 2.0은 방송과 통신이 융합된 서비스로, DMB로 방송을 시청하면서 동시에 해당 프로그램에 연동된 데이터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지상파 DMB 방송사들은 방송통신이 융합된 DMB 2.0이 지상파 DMB의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방송사의 모바일 전략이라고 하면 DMB 정도를 떠올렸으나, 스마트폰으로 인해 근본적인 모바일 전략 수립이 필요해졌다”며 “DMB도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는 시점이어서 매우 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