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D램 업계 향후 3년간 ‘호황’

 세계 D램 반도체업계가 올해부터 3년간 이익을 내는 호황기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통적인 시장 주기를 감안하지 않더라도 글로벌 수요 회복과 제한적인 생산 능력, 보수적인 설비 투자 전망, 차세대 미세공정 기술 전환의 어려움 등이 맞물리면서 3년 내내 호시절을 누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인 D램익스체인지는 23일(현지시각) 올해부터 3년간 전 세계 D램업계가 이익 구조를 이어갈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선 전통적인 시장 주기에 따른 호황기 진입이다. D램익스체인지가 전 세계 D램업체들의 과거 영업이익률을 분석한 바에 따르면 지난 2001년부터 3년간 손실을 겪은 뒤 곧바로 2004년부터 3년간 이익을 거뒀다. 이후 2007년부터 작년까지 3년간 혹독한 불황기를 거쳤고, 올해부터는 본격 반전한다는 관측이다.

 시장 주기를 고려하지 않더라도 수급 상황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호재가 널려 있다. 무엇보다 전 세계 경기 회복세가 뚜렷해지는 가운데 윈도7·스마트폰·태플릿PC 등 새로운 시장 촉매제가 수요 창출의 강한 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D램익스체인지는 올해부터 PC 대체 수요가 본격화하면서 오는 2012년까지 PC 출하량이 연평균 16%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2007년 등장한 윈도비스타가 PC 대체 수요를 일으키지 못했던 것과 달리 윈도7 효과는 클 것이라는 예상이다.

 폭발적인 성장세를 타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과 아이패드가 촉발시킬 태플릿PC 시장도 모바일 D램업계에 수혜를 가져다 줄 것으로 보인다. D램익스체인지는 지난해 128MB가 주류였던 스마트폰 모바일 D램 용량이 올해는 256MB로 늘어나는 한편, 태블릿PC 시장에서는 512MB가 대세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밝은 수요 전망에 비해 향후 3년간 D램업계의 공급량 확대 요인은 제한적이다. 지난 2008년부터 D램업계는 강도 높은 생산 감축과 8인치 웨이퍼 생산 중단을 단행해왔고 신규 설비 투자에도 여전히 신중한 모습이다.

 D램익스체인지는 호황기로 접어든 올 1분기 현재 전 세계 D램 업계의 생산 능력은 지난 2008년 2분기 최대치와 비교할 때 20%가량 낮은 수준으로 추정했다. 신규 팹이 정상 가동에 들어가려면 2∼3년이 더 소요된다는 점에서 단기간 내 공급량 확대는 어렵다는 관측이다. 지난해 역대 최저치인 43억달러로 떨어진 설비 투자 규모 또한 올해는 83억6000만달러로 크게 늘긴 하지만 여전히 과거 투자 집중기와 비교하면 낮은 편이다.

 미세공정 전환에 따른 기술적 장애요인도 공급량 확대에 걸림돌이다. 50나노 이하 미세공정에는 이머전 스캐너 장비가 필수적이지만, 세계 시장을 거의 독점하는 ASML사가 수많은 반도체 업체의 주문을 감당하기 어렵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40나노급 제품을 양산하는 가운데 엘피다가 올 2분기 양산에 돌입하기로 했으나 예정대로 진행되지 못할 경우 역시 공급 부족을 초래할 수 있다. D램익스체인지는 이 같은 이유로 오는 2012년까지 D램 비트증가율(비트그로스)은 40% 정도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