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텍비젼, 팹리스 첫 누적 매출 1조 달성

 이성민 대표
이성민 대표

국내 팹리스 기업 중 최초로 누적 매출 1조원을 달성한 업체가 등장했다. 부침이 심한 국내 반도체 설계 환경에서도 꾸준히 시장성 있는 제품을 내놓은 까닭이다.

엠텍비젼(대표 이성민)은 지난달 누계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고 15일 밝혔다. 판매 개수로는 4억개에 이른다.

이 회사는 지난 1999년 설립돼 당해 18억원의 매출과 24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으나 지금은 연매출 1000억원이 넘는 국내 대표적 팹리스로 성장했다. 지난 2004년에는 1680억원으로 매출을 달성, 일약 스타벤처로 떠올랐다. 이듬해에는 1800억원을 기록, 국내에도 팹리스 신화가 탄생할 수 있음을 알렸고 2007, 2008년에도 160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했다.

그동안 삼성·LG의 ‘밀리언셀러’ 휴대폰 대부분에 엠텍비젼의 카메라 프로세서 칩이 탑재됐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삼성전자 무선사업부가 사내 LSI사업부에서 생산한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사용하면서 고전했다. 8년만에 영업적자를 경험했고 팹리스 매출액 순위 1위 자리도 내줬다.

올해는 휴대폰용 베이스밴드 칩과 통합 AP를 내세워 다시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이성민 사장은 “안드로이드·윈도모바일 운용체계(OS)에 모두 쓸 수 있는 공용 AP를 개발했으며 거의 막바지 단계”라고 밝혔다. 5월 고객사에 샘플을 제공하고 양산에 들어간다.

이 제품은 이미지센서프로세서(ISP) 기능과 음성 및 동영상 재생 기술 외에 엠텍비젼이 자체 개발해온 기술이 집적된 통합칩이다. ISP 분야에서 선두권을 차지하는 업체로서 강점을 살려 기존 AP와 차별화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현재 통합 AP 시장은 삼성전자·TI·ST마이크로같은 대기업이 장악하고 있다. 수출 지역 다변화에도 착수, 올해는 중국 매출 비중을 4%에서 1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또 새 AP외에도 국내 처음으로 상용화에 나서는 2.75세대(G) 엣지베이스밴드칩 판매를 통해 1500억원의 매출을 올려 흑자전환을 하겠다는 목표다.

이 사장은 “올해 1, 2월에만 190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1분기에만 300억원의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특히 이 기간이 비수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폭 개선된 수치다. 그는 “10여년간 1조원 매출을 올린 역량이 있는 만큼 앞으로도 성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