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우리 경쟁자는 페이스북ㆍ트위터”

‘우리 경쟁자는 페이스북과 트위터.’

구글이 인터넷서비스 시장에 대한 시각 변화를 분명히 했다. 과거 야후 등 대형 검색엔진을 경쟁 대상으로 삼았던 데서 벗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중소 전문 검색엔진 등을 경쟁자로 지목한 것.

10일 구글이 최근 미국 증권거래소에 제출한 ‘2009 기업실적보고서(10-K Anaual report)’에 따르면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와 여행정보포털 카약(Kayak)과 건강질문사이트 웹MD(WebMD), 생활정보 검색엔진 옐프(Yelp) 등 전문 검색 엔진 등이 구글의 경쟁자로 제시됐다. 1년 전 구글은 연례보고서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야후만을 경쟁자라고 밝혔다.

인터넷서비스 시장에서 SNS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세분화된 지식을 다루는 전문 검색엔진이 인기를 모으면서 구글의 경쟁자가 대폭 늘어났다. SNS는 정보 교류의 장으로 발전했고 전문 검색사이트는 특정 주제에 대해 대형 검색엔진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제공한다.

구글은 “전통적인 검색엔진과 함께 전자상거래, 전문 검색엔진, SNS, 다른 온·오프라인 광고 등 만만치 않은 경쟁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런 구글의 시장 인식에 대해 규제당국에 보여주기 위한 ‘우는 소리’로 해석했다. 미국과 유럽에서 반독점과 공정 경쟁 훼손 관련 소송에 직면한 구글으로서는 시장에 경쟁자들이 많고 자사가 더 이상 인터넷 권력의 절대자가 아니란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시장조사업체 스털링마켓인텔리전스의 그렉 스털링 애널리스트는 “구글은 이제 보다 직접적인 방식으로 SNS와 중소 포털을 경쟁자로 인식하고 있다”면서 “규제당국이 구글을 경쟁자가 없는 기업으로 보는 것은 큰 문제라는 점도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한편, 미국 검색시장 2위 사업자인 야후는 연례보고서에서 구글, MS, AOL, 페이스북, 마이스페이스를 경쟁자로 제시했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