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공부하는 청와대’

“IT가 왜 우리 사회 빅뱅의 핵이 되는 지 궁금했습니다.”

최근 들어 청와대에서 정보기술(IT)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다양한 시도들이 이뤄지고 있다.

“국민들이 관심을 가진 것을 참모들도 알아야하지 않겠냐”는 대통령의 말에 참모들 사이에서 스마트폰 사용자가 하나둘 늘고 있다. 지난 26일에는 아예 확대비서관회의의 주제로 ‘IT의 변화가 우리 사회·문화·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채택해 외부 전문가들을 불러 토론회를 열었다. 매월 한 차례 열리는 확대비서관회의는 수석비서관, 비서관 등 간부급 참모 이외에 선임 행정관 등 100여명이 참석하는 비교적 큰 규모의 회의다.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 열풍을 보면서 IT가 우리 사회와 경제, 문화 분야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걸 새삼 깨닫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의를 기획한 청와대 기획관리비서관실 관계자는 “언론은 물론 국민들을 만나는 과정에서 IT가 최근 변화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는 걸 체감했고 참모들도 이를 알아야겠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주제로 채택하게 됐다”면서 “기술이 사회의 빅뱅에 어떤 역할을 하는 지를 알게되면 국정운영을 기획하는 참모 입장에서 큰 참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김흥남 원장과 삼성경제연구소장(SERI)의 정기영 소장이 참석해 주요 기술 트렌드와 방향, 각 분야별 예상되는 영향 등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이뤄졌다.

이 자리에 참석한 양유석 방송통신비서관은 “변화를 따라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방향을 제대로 잡아야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게 핵심 메시지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철균 뉴미디어비서관은 “전문가들의 발표 내용이 기술적인 것이 많아 어려워하는 참모들도 있었지만 IT 전반에 대한 흐름을 공유하고 함께 고민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의 발표를 듣고 난 이 대통령은 “기술의 변화로 세상이 너무 빠르게 변하고 있다. 때문에 정부가 앞서 민간을 주도할 수도 없다”면서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유연한 사고로 민간의 목소리를 잘 듣고 방향을 정확히 잡는 것”이라고 당부했다.

기획관리비서관실 관계자는 “이번 주제와 관련해 추가 세미나를 열지는 확정하지 않았지만, 주제에 대한 관심도가 여느 때 보다 높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