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길수의 IT인사이드>(42)뜨거운 감자,위치정보 서비스(LBS)

`위치 기반 서비스(LBS:Location Based Service)`의 어두운 단면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스마트폰의 보급 확산으로 자신의 이동 상황이나 현재의 위치 정보를 소셜네트워킹사이트(SNS)에 바로 바로 공개하는 사람이 늘면서 개인의 위치정보를 종합적으로 수집해 서비스해 주는 사업자까지 등장,뜨거운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베리 보스붐,프랭크 그론벨트 등 3명의 네덜란드인들은 개인들이 자발적으로 공개하는 트위터 위치정보나 ’포스퀘어‘의 체크-인 정보를 수집해 지금 누구 집이 비어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Please Rob Me(제발 우리 집을 털어주세요)‘라는 인터넷 사이트(http://pleaserobme.com)를 개설했다. 실제로 이 사이트에 접속해보면 현재 누구의 집이 비어 있는지를 리스트로 보여주고 현재 자신의 위치정보를 공개한 사람의 지도상 위치가 ’포스퀘어‘에 표시된다.

이 같은 위치정보 수집 서비스는 결국 누구 집 또는 사무실이 비었으니 ’우리 집을 털어주세요‘라는 초대장을 도둑들에게 보내는 것과 같다. ’소셜 절도(Social Theft)‘ 또는 `소셜범죄(Social Crime)`의 표적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충분한 것이다.

아직 이 사이트때문에 실제로 절도 피해를 입었다는 보도는 없다 .하지만 작년 7월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매트 채프맨이라는 비디오 촬영가는 실제로 자신의 여행 스케줄 정보를 SNS에 공개하면서 절도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그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자신의 여행 계획이나 위치 정보를 공개할 경우 실제로 절도 등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

이번에 베리 보스붐,프랭크 그론벨트 등 ‘Please Rob Me`사이트를 개설한 사람들은 ’위치 정보의 공개가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알려주기 위해 이 사이트를 개설했다고 해명했지만 개설되자마자 엄청난 비난여론에 시달리면서 사이트를 임시로 폐쇄하기도 했다.

하지만 20일 현재 ‘Please Rob Me’사이트는 다시 접속이 가능하다. 이 사이트에 들어가면 공지가 하나 올라와 있다. “지난 며칠동안 엄청난 관심을 받았다”며 “이 사이트의 운영권을 전문적인 기관이나 업체에 넘겨 위치 정보 공개의 위험성을 전문적으로 처리해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포스퀘어는 지난 18일 사이트에 위치 정보의 공개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공지문을 올렸다.이 공지문에서 포스퀘어측은 사용자들이 트위터 등을 통해 자신의 위치 정보를 다른 사람에게 공개할 경우 사용자들의 사전 동의 절차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테크크런치의 MG 시글러 기자는 `비대칭적인 네트워크(asymmetric network)`와 `대칭적인 네트워크(symmetric network)`의 개념으로 이번 ‘Please Rob Me’ 사건의 본질을 설명하고 있다.

트위터라는 ‘비대칭적’(또는 공개적) 서비스와 페이스북 또는 포스퀘어라는 `대칭적`(또는 폐쇄적) 서비스가 결합할 경우 위치정보서비스의 위험성이 고스란히 드러난다는 것이다. 포스퀘어나 페이스북은 일종의 `대칭적인 네트워크 서비스`다. 포스퀘어나 페이스북에선 누군가의 ‘친구’가 되기 위해선 상대방의 동의 절차가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대칭적인 네트워크다.

하지만 트위터는 상대방의 친구가 되기 위해 특별한 동의 절차가 필요 없다. 그냥 팔로우만 하면 유명인이나 모르는 사람의 친구가 될수 있고 그때부터는 모르는 사람이라도 트윗 정보나 위치정보를 볼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비대칭적인 네트워크 서비스`다.

포스퀘어의 위치정보가 트위터에 공개되는 순간 `대칭적인 네트워크 서비스`는 `비대칭적인 네트워크서비스`로 전환된다. 자신이 친구로 동의하지않은 사람에게도 자신의 위치정보가 고스란히 공개되어 범죄나 절도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의 보급 확산은 `프라이버시` 영역을 `퍼블릭`의 영역으로 점차 바꿔가고 있다. `프라이버시 시대의 종말`이 공공연하게 거론되는 이유다. 지금 이 순간 `퍼블릭` 영역을 노리는 범죄자의 눈이 당신의 트윗 정보나 위치 정보를 보고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을 지도 모른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매력에 빠져드는 순간 우리는 누군가의 표적이 되고 있다.소셜네트워킹 시대의 어두운 단면을 심각하게 고민해볼 시점이 된것 같다.

전자신문인터넷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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