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포럼] 스마트폰 산업이 스마트한 문화로 진화하려면

[리더스포럼] 스마트폰 산업이 스마트한 문화로 진화하려면

 휴대폰 업계에 몸담고 있다는 이유로 최근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지금 스마트폰으로 바꿔야 하나” “어떤 폰이 좋으냐”다. 스마트폰 사용자가 단기간에 급속도로 증가함에 따라 이런 새로운 모바일 경험은 단순히 휴대폰에 머무르지 않고 우리 생활 전반까지 확장되고 있다. 개개인의 직업, 취미, 라이프 스타일과 연관된 기능과 정보는 물론이고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벌어지고, 새로운 생활방식과 가치관을 형성할 정도로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트위터의 창업자 비즈 스톤은 모바일이 기존 인터넷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확장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2009년 전 세계 인터넷 사용자는 13억명에 불과했지만 휴대폰 사용인구는 40억명이기 때문이다. 휴대폰 사용자들은 새로운 모바일 경험에 열광하며 모바일 생활을 발전시킬 것이다. 특히 이러한 변화는 휴대폰, 인터넷 컴퓨터 등의 범주에서 벗어나 포괄적인 변화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해야 한다.

 이런 변화에 뒤지지 않으려면, 아니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스마트폰은 새로운 휴대폰이 아니라 새로운 경험을 주는 것이다. 내 폰이 스마트폰인지 아닌지, 운용체계가 무엇인지보다 모바일 생활 안에서 휴대폰으로 무엇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이런 관점에서 무엇이 가능한지, 내가 활용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내 생활이나 정보획득 과정에서 무엇을 제시해 줄 수 있는지를 정확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얼리어답터라고 불리는 소비자들은 필요보다는 새로운 것에 더 가치를 둔다. 그들은 산업의 진화는 물론이고 일반 소비자에게 좀 더 완성도 높은 경험을 제시할 수 있게 해 준 참 고마운 고객이다. 일반 소비자는 어떨까. 스마트폰을 새롭고 트렌디한 액세서리나 게임기로 전락시키지 않으려면 적극적으로 나의 모바일 생활, 정보의 종류와 필요성 등을 감안해 생애 첫 스마트폰을 선택해야 한다. 제품 면에서 아직은 완벽한 구색을 갖췄다고 볼 수 없지만 많은 스마트폰이 곧 등장할 것이고, 소비자층도 빠르게 세분화돼 내게 잘 들어맞는 ‘스마트한’ 스마트폰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기존 휴대폰이 나의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하는 것이라면 앞으로 나올 스마트폰은 내 생활에 변화를 일으킬 것이다. 휴대폰 업계는 새로운 것에 대한 시도를 위해 이런 소비자들에게 필수 기능에 대한 희생을 강요하거나 이를 당연시해서는 안 된다.

 늘 입버릇처럼 강조해 왔던 소비자가 받아야 할 가치를 생각하면 고민이 더욱 깊어진다. 모바일 경험의 변화에 따른 수혜는 궁극적으로 소비자로 돌아가게 해야 하기 때문이다. 몰아가기 식의 접근으로 소비자를 현혹하거나, 소비자가 필요 이상의 비용을 지급하게 해서도 안 된다. 과금 문제, 애플리케이션, 보안 등 아직 과제도 많다. 휴대폰 제조사, 통신사,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의 노력, 협조는 물론이고 소비자의 적극적 참여와 올바른 이해, 긍정적인 요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세상을 놀라게 할 만한 혁신적인 제품이 출시되더라도 소비자가 제대로 사용해주고 제품에 대한 만족과 신뢰를 형성하지 못한다면 시장의 활성화 및 기술 개발에도 부정적 영향을 준다. 이러한 제품이 산업을 넘어서 하나의 문화 아이콘이 되기 위해서는 일상을 살아가는 소비자의 힘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안승권 LG전자 MC 사업본부장(사장) skott.ahn@lge.com